'울산계모' 상해치사죄 적용, 징역 15년 선고(종합)

울산에서 8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살인죄'로 기소된 계모 박모(41·여)씨의 1심 선고 공판이 11일 울산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친모 심모씨가 아동학대방지를 위한 인터넷 회원들과 함께 법정을 나서며 오열하고 있다.계모 박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 이모(8)양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갈비뼈 16개가 부러지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2011년 5월부터 여러 차례 이양이 학원에서 늦게 귀가하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때리거나 뜨거운 물을 뿌리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결심공판에서 박씨에 대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바 있다.2014.4.11/뉴스 © News1 이동원 기자

(울산=뉴스1) 김규신 기자 = 8세 의붓딸을 마구 때려 사망하게 한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관련, 법원이 피고인인 계모 박씨(41)에게 검찰의 청구대로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1일 오후 울산지법 101호 법정에서 열린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의 피고인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다.

박씨는 당초 살인과 상해, 절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으며 검찰은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숨질 가능성을 인식하는 정도의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기에 살인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소 내용 중 살인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확정적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이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살인 대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범행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상해치사 권고형량의 상한 범위인 징역 13년 보다 더 높은 15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부와 동거하면서 피해자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했고 이에 따라 피해자를 건강하게 양육해야할 책임이 있었는데도 나이대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이를 지킬 것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며 잔인한 폭행을 해 피해자를 학대해 왔으며 부검 결과에서 광범위한 피부 조직의 섬유화 및 만성 출혈이 발견되고 과거 다량의 회초리를 구입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기소된 행위 외에도 지속적인 고강도 학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숨질 정도의 폭력을 행사한 것은 훈육 목적에 의한 행위로 볼 수 없고 동거인인 피해자 친부와의 관계 등 자신의 처지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울분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잔혹하게 폭행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며 학대 정도가 점점 심해진 점을 볼 때 피해자의 사망은 예견된 참사라고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의 도벽과 거짓말이 학대의 원인이 됐다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의 모습에서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기 어렵다”면서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엄벌을 필요로 하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이 사건은 훈육이라는 이름의 체벌과 가정 내 폭력에 관대한 기존 정서와 주변의 무관심과 외면, 허술한 아동보호체계 및 예산과 인력의 부족 등 우리사회 전반의 아동보호에 대한 인식과 제도의 문제도 복합적으로 작용 발생한 것”이라며 “이런 사회적 문제를 도외시하고 피고인을 극형을 처하는 것만으로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울산지법에는 피해자의 생모 심모씨와 인터넷 커뮤니티 ‘하늘소풍’ 회원 등 수백명과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한 경찰관 등이 몰려 재판 전후로 일대 혼잡이 빚어졌다.

재판이 열린 101호 법정은 재판 30여 분 전 개방과 함께 곧바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들어찼다.

큰 소동 없이 재판 진행 과정을 지켜보던 방청객들은 살인 대신 상해치사죄 적용을 한다는 재판장의 발언에 잠시 술렁이다가 15년형이 선고되고 재판이 마무리하자 큰 소리로 울부짖으면서 항의했다.

생모 심씨의 경우 선고 전후로 계속 흐느끼면서 재판을 지켜보다가 선고가 되자 오열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부축 속에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심씨는 “법정 최고형이 선고되길 기대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살인을 했는데 살인죄가 아니라는 것이 말이 되냐”며 오열했다.

피고인 박씨는 지난해 10월 소풍을 앞둔 8세 여아를 자신의 집에서 주먹과 발로 무차별적으로 수차례 가격해 늑골 16개 골절로 인한 양 폐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검찰이 상해치사죄로 20년을 구형한 '칠곡 계모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대구지법은 계모에게 징역 10년, 7년이 구형된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hor20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