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외롭지 않기를"...계모 학대로 숨진 여아 추모제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숨진 A양의 넋을 기리기 위한 촛불추모제가 13일 저녁 A양이 다니던 학교 앞에서 열리고 있다. 추모식에 참석한 아이와 엄마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3.11.13/뉴스1 © News1 노화정 기자

(울산=뉴스1) 노화정 기자 = 지난달 24일 울산에서 계모가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주민들이 숨진 A양의 넋을 기리고 계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의미로 촛불추모제를 열었다.

A양이 다니던 학교 정문 앞에서 13일 저녁 열린 추모제에는 어린이와 어른 50여 명이 참여해 촛불을 들었다.

이날 주민들은 A양을 위해 만들어진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밴드 모임'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A양의 또래로 보이는 초등학생들도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촛불을 밝혔다.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숨진 A양의 넋을 기리기 위한 촛불추모제가 13일 저녁 A양이 다니던 학교 앞에서 열리고 있다. 숨진 아이의 또래로 보이는 초등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3.11.13/뉴스1 © News1 노화정 기자

정문 한쪽에 세워진 테이블에는 A양의 사진과 그가 가장 좋아했다는 김밥과 과자, 음료수, 과일 등이 준비됐다.

아이를 위해 창원에서부터 직접 음식을 준비해 온 A양의 친엄마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모임의 한 관계자는 "오늘로 아이가 죽은지 21일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죽은 아이의 넋을 기리고, 계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의미로 촛불추모제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이가 자신을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서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계모 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20분께 울주군 범서읍 자신의 집에서 의붓딸 이양의 머리, 가슴, 허리 등을 수차례 때려 사망하게 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박씨는 이양이 2000원을 가져갔는데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이양은 갈비뼈 24개 중 16개가 부러지면서 부러진 뼈가 폐를 찔러 피하출혈과 동시에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하면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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