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300여명 거리로 쫓겨날판…구로구 S오피스텔에 무슨일이

서울 구로구 구로동 S오피스텔 철거현장© News1 안승길 기자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른 오피스텔을 둘러싼 양측의 분쟁으로 세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2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S오피스텔이 '준공허가를 받지 않은 위법 건축물'이라며 직원 등 130여명을 투입해 건물 철거를 위한 명도집행을 실시했다.

법원의 명도집행으로 S오피스텔 지하1층과 지상1층에 들어선 일부 사무실과 세입자가 사는 2층과 3층 등에 대해 1차 철거가 진행됐다.

법원은 6월 1일 총 220세대가 살고 있는 S오피스텔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을 통보했다.

구로구청에 따르면 S오피스텔이 들어선 부지는 당초 학교재단인 A학원의 부지였다.

A학원은 학교를 폐지하면서 해당부지 일부를 공원부지로 기부채납하고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게 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A학원이 파산하면서 건물주가 성원건설로 바뀌었고, 다시 성원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건물주가 B주식회사로 넘어갔다.

공사가 진행중 해당 토지는 경매로 넘어가 제 3자가 낙찰을 받아 토지주와 건물주가 나눠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건물주와 토지주는 서로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려고 싸웠고, 양측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준공허가를 받지 못했다.

건물주는 준공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마무리하고 입주자를 받았다.

반면 토지소유주는 불법점유물 철거소송을 진행한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건물주는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토지주에게 돌려주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났어도 토지주와 건물주 사이에 공동소유나 둘 중 하나의 소유로 협의만 이뤄지면 되는데, 사인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역시나 '돈' 문제라는 게 구청측 설명이다.

토지주와 건물주간 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가 입고 있다.

세입자측에 따르면 S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세입자는 총 300여명으로 임차인 보증금만 30억에 달한다.

건물주는 현재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세입자 전모(37)씨는 "건물주는 보증금을 못 돌려주겠다고 하고, 토지주는 돈은 건물주에게 얘기하라며 무작정 '나가라'라고만 하고 있다"며 "세입자들을 인질로 삼아 건물주와 토지주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입자 최모(29)씨는 "개인적으로 강제철거 명령을 송달받지 못했다"며 "건물주가 '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 말만 믿다가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곳엔 만삭인 산모도 있고 아이 낳은지 얼마되지 않은 애 엄마도 있다"며 "이들이 전세금도 받지 못하고 추운 겨울날 다 쫓겨 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세입자들은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건물에 대해 전세권설정, 확정일자, 전입신고 등을 가능하게 해 준 구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한 세입자는 "준공이 나지 않은 건물에 대해 구청에서 전입신고나 확정일자 등을 요구를 다 받아 줬다"며 "심지어 복비까지 받아가면서 이 곳에 입주를 시킨 일부 부동산업자들은 연락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청측은 "해당 동사무소에서 행정안전부에다 전입신고를 받아줘야 되는지에 대해 문의한 결과 행안부로부터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그냥 전입신고 등을 해 준 게 아니라 절차를 한 번 논의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인간 분쟁에 대해 개인이 소송으로 대법원까지 가서 승소판결을 받고, 법원이 철거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우리로선 두 사람간 협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측 역시 "법원판결에 대해 행정청이 관여해서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