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학진 서울시 물재생계획과장 "빗물세 논의 지금이 적기"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또 세금을 거둔다고 하니 납세자인 시민들 입장에서는 '빗물세'가 뭔지 알고싶지도 않을 뿐더러 가슴이 쿵쾅거리고 화부터 나는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서울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계획 조차 한 일도 아닌데 예상치 못한 반대여론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금 당장 '빗물세'를 도입할 계획은 없으며 도입하려해도 서울시 의지만으로 될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것이 조세의 형태가 될 지, 원인자 부담이 될 지 정해진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학진 서울시 물재생계획과장은 다만 "이제 논의할 시점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빗물세를 도입해 운영중인 선진국 사례와 관련 법 정비 등 기초연구 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5일 열리는 빗물세 도입을 위한 정책 토론회는 이같은 논의를 위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음은 김학진 과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빗물세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쉽게 얘기하자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금 부과 방식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 어떻게 부과할지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것이다.
-왜 하필 지금에 와서 빗물세 도입이 논의되나.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더구나 서울은 급격한 도시화로 아스팔트와 시멘트 포장이 늘어나는 '불투수 면적'이 확대되면서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해 저지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 기상변화에 따른 호우에 대비해 방재 하수시설을 계속 확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공공부문의 재원으로 해 왔지만 앞으로 민간부문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공공이 해왔던 일을 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 아닌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빗물세가 도입되면 민간이든 공공이든 빗물 유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될 것이다. 불투수 면적이 줄어드는 대신 투수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962년에 약 8%이던 불투수 면적이 2001년에 48% 가까이 늘었다. 새로 짓는 주택이나 건물이 콘크리트 포장 대신 빗물을 잘 흡수할 수 있는 투수층을 확대하지 않겠나. 빗물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빗물 활용도가 높은 건물에 빗물세가 적게 부과되는 것은 당연하다. 궁극적으로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서 물순환을 개선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식 빗물세를 고집하는 이유는.
▶독일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독일은 조세가 아닌 원인자 부담으로 빗물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독일 역시 빗물세를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해외 사례를 살펴보다가 하나의 롤 모델로 고려할 뿐이지 반드시 독일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저항이 크지 않겠나.
▶가장 큰 난관이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은 우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수도요금고지서를 보면 오수에 대한 부분만 부과되고 있는데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것부터 시도해 보는 거다. 우수와 오수를 어떻게 구분할지가 문제인데 그런 기준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수 처리에도 비용이 든다는 새로운 개념을 시민들에게 알려나가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부문의 분담비율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앞서 말한대로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설령 서울시가 빗물세를 도입한다고 해도 법 개정없이 서울시 의지만 가지고 추진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다만 이제 빗물세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이다. 오늘 토론회도 각계각층의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더 많은 설명회와 공청회 자리가 열려야 하고 필요하다면 연구용역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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