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李대통령, 부동산 시장에 공포 넣어…집값 하락 예견 황당"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4개월째 100% 상회…"대기 수요·공급 부족 방증"
"공급 계획, 임기 내 착공 불투명…시장에 확신 못 줘"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주택 공급 방안 면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6.8.26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주택가격 폭락 대비' 발언을 작심 비판했다. 부동산 시장에 공포를 불어넣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3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부동산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집값 폭락을 거론해 시장에 공포를 불어넣어 매물을 내놓게 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0일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최근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물건 증가 현상을 짚었다. 조기 대량 공급,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따른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 폭락을 대비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글에 대해 대출 연체 증가와 경매 물건 확대가 집값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매시장 흐름 판단을 위해 낙찰률뿐 아니라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을 나타내는 낙찰가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0%로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며 "서울에서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매 지표는 집값 하락의 조짐이 아니라 서울의 두터운 대기 수요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매에 나온 집의 소유자 모두 무리하게 대출받아 주택을 사들인 투기꾼이 아니다"라며 "자영업자와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다가 생업과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평범한 국민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매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국민의 고통에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또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 계획을 두고 "공급 목표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계획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 임기 내 착공조차 불투명한 계획은 국민에게 공급 확신을 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남권 일부 매물의 가격 조정이 투기 수요 억제의 성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초고가 주택 일부가 일시적으로 호가를 낮춘 것을 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으로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오히려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은 국민에게 엄포를 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수요와 공급, 금리와 금융, 매매와 임대차가 복잡하게 얽힌 시장을 정확한 데이터와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끝으로 "더 이상 임시방편과 공포를 앞세워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라"며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국민이 원하는 곳에 실질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