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전 집부터 마련"…남대문 쪽방주민 42세대 '해든집' 입주
과거 사업지구 거주자 6명·강제퇴거위기자 이주
계약 등 후속 절차 거쳐 순차 입주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 남대문 쪽방촌 주민 42세대가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으로 추가 이주한다. 지난해 142세대가 입주한 데 이어 남은 공실까지 채우면서 총 182세대 규모의 공급이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에는 재개발 과정에서 강제퇴거 위기에 놓인 주민과 과거 사업지구에 살았던 주민 등이 우선 선정됐다. 쪽방을 철거하기 전에 주민이 옮겨갈 집부터 마련하는 서울시의 '선(先)이주-후(後)개발' 방식이 추가 입주까지 이어진 것이다.
서울시는 남대문 쪽방촌인 양동 제11·12지구 정비사업으로 조성한 해든집 공실 42호의 입주 대상자 선정을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든집은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라는 의미로, 2021년 12월 정비계획 결정 이후 민간사업자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지난해 준공됐다. 지난해 9월 양동 사업지구 쪽방주민 142세대가 먼저 입주했다.
이번에 추가 공급되는 주택은 전용면적 14.21㎡ 41호와 20.71㎡ 1호 등 총 42호다. 추가 입주가 끝나면 해든집 182세대 전체 공급이 완료된다.
해든집은 기존 쪽방 건물을 먼저 철거한 뒤 주민을 이주시키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민들이 옮겨갈 공공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하고 이주가 끝난 뒤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선이주-후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공공임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을 함께 조성해 주거와 복지를 결합한 것도 특징이다. 서울시는 이를 서울 쪽방촌 재개발의 첫 사례이자 민간 주도 순환정비 모델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같은 방식을 다른 쪽방촌 정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창신동 쪽방촌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영등포 쪽방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영등포구가 참여하는 공공주택사업으로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추가 입주에는 모두 84명이 신청해 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구가 66명으로 가장 많았고 용산구 13명, 종로구 4명, 영등포구 1명 등이었다.
서울시는 공급 물량이 42호로 한정된 만큼 주거지원 필요성이 높은 주민을 우선 선정하기 위해 두 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별도의 선정기준을 마련했다. 쪽방 거주기간과 주거여건 등 '주거취약성'에 40점, 장애 유무 등 '사회적 취약성'에 20점, 강제퇴거 위기 등 '주거안정성'에 20점, 해든집과 현재 거주지의 '근접성'에 20점을 배점했다.
최종 선정된 42명 가운데는 과거 양동 제11·12지구에 거주했던 주민 6명이 포함됐다. 건물 리모델링 등으로 강제퇴거 위기에 놓인 주민도 27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주거공간으로 옮길 수 있게 됐다.
선정된 주민들은 계약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서울시는 쪽방상담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계약과 이사 등 전 과정을 지원해 연말까지 입주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입주민에게는 싱글침대와 소형가전, 식기 등 생활용품도 지원한다. 지난해 먼저 입주한 주민들이 도어락·카드키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나 관리비 납부, 분리수거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반영해 입주자 가이드북과 생활교육도 제공한다.
입주 이후에는 건물 내 사회복지시설인 '해든센터'를 통해 생활·간호 상담과 의료·기초생활지원, 자활·자립지원, 정서지원 등을 연계한다. '내 방 가꾸기', 요리교실 등 생활교육과 주민 마을상조 모임 '배웅' 등도 운영한다.
서울시는 해든집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개선사항을 향후 쪽방밀집지역 정비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재개발에 앞서 해당 지역을 떠난 '사전이주자'의 개념과 범위를 정립하고, 향후 해든집에 공실이 발생할 경우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사전이주자에 대한 별도 배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이번 추가 공급은 퇴거 위기에 놓인 주민들과 같이 실제 주거지원의 필요성이 높은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함께 지원해 주민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