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도 평균 그늘 44%뿐…집부터 지하철까지 그늘 잇는다

오세훈표 '그늘보행권' 추진 발표…2028년 전면 확대
온열질환자 31% 길가서 발생…끊김 없는 그늘길 조성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양산을 쓴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2026.8.3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시민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늘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그늘보행권'을 도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도입한다.

지하철역·학교·시장·병원과 같은 주요 생활동선을 가로수와 차양시설로 촘촘하게 연결해 폭염 속 끊기지 않는 그늘길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서울 전역 '끊김없는 그늘' 조성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그늘보행권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늘보행권은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 경로에서 일정 수준의 그늘을 끊김 없이 확보하는 개념이다.

시는 그늘보행권 도입을 위해 햇빛 노출시간과 보행량, 고령자 등 폭염 취약계층 이용 정도를 분석하고 그늘 확충이 필요한 지역을 우선 선정한다.

식재가 가능한 곳에는 수관이 큰 나무나 복열 가로수를 배치하고 좁은 보도나 지하 시설물 등으로 나무를 심기 어려운 곳에는 캐노피·어닝·계절형 차양과 소규모 쉼터를 설치한다.

이 같은 시설을 주거지와 지하철역, 학교, 시장, 병원, 공원 등 주요 생활공간까지 연결해 '생활권 그늘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왼쪽 위부터)생활가로·여가가로·활력가로 전후(서울시 제공)
서울 보도 4곳 중 1곳 6시간 이상 '땡볕'

서울시는 그늘 확보 원칙을 서울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 반영하고 지구단위계획·정비사업·공공건축사업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민간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보행 그늘 시설을 설치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시민 이용이 많거나 그늘이 부족한 생활가로 10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등을 검증해 2028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서울시가 보도 6만 7029개소, 총 4031㎞를 1m 단위로 나눠 지난해 7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햇빛 노출 여부를 분석한 결과 평균 햇빛 노출시간은 4시간 21분이었다. 전체 구간의 27.6%는 6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됐다.

서울 보도의 평균 그늘 비율은 44.4%로 이 가운데 건물 그늘이 29.2%포인트(p), 가로수 그늘이 15.2%p를 차지했다.

이동 중 폭염 노출에 따른 위험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023~2025년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815명 중 31.4%가 길가에서 발생해 장소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 시장은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생활권 녹지를 늘려왔다면 그늘보행권은 이를 집에서 목적지까지 이어주는 다음 단계"라며 "그늘을 일부 장소에서만 누리는 편의시설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일상을 지키는 도시의 기본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