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 여진…필수공익사업 놓고 서울시·버스노조 또 충돌

노조 "파업권 제한" vs 市 "노사 중재권 확보"

서울 시내 한 버스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버스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역대 최장' 기록을 남긴 연초 서울 시내버스 파업 사태 이후 서울시가 파업 제한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4일 서울시와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에 따르면 시가 최근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위한 전국 지자체 공동 대응을 추진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인천·부산·대전·대구·광주·창원시를 포함해 준공영제를 운용 중인 지자체와 공동 회의를 열어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 방안을 논의하고 국회와 고용노동부 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노동조합법 제71조에 따르면 필수공익사업이란 철도·항공·수도·전기·가스·석유·병원·통신과 같이 대체가 어려운 공익사업 가운데 업무가 중단될 경우 국민 일상과 경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사업을 말한다.

같은 법 제42조는 필수공익사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일정 인력으로 필수업무를 계속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필수유지업무를 정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파업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

서울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추진 계획은 지난달 역대 최장 버스 파업 사태 이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행 서울시내버스 임금 협상은 형식상 사측과 노조 간 교섭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조의 임금협상 요구가 곧바로 시 재정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버스 회사에 적자가 발생할 경우 서울시가 재정을 투입하는 준공영제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 품질 저하와 같은 민영제 단점을 보완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도입했다.

그러나 임금협상에서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할 권한이 없고 시는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서지 않는 구조가 고착하면서 버스 파업을 볼모로 한 임금협상이 반복됐다.

지난달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서울 버스 파업은 준공영제 도입 이후 역대 최장 기록으로 남게 됐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2024년 3월 이후 노동부에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대체 교통편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가 노사 간 중재력과 협상력을 발휘하려면 필수 공익 사업장으로 지정이 돼 있어야 한다"며 "강제할 힘이 없는데 협상하라는 것은 공염불이다. 계속 고용노동부에 촉구하겠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연초 파업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준공영제 개편 등 구조적 문제 해결 대신 파업권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운영과 이윤은 민간에 맡긴 채 적자는 세금으로 보전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만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책임 없는 권력 행사"라며 "시내버스가 필수 인프라라면 국가와 지자체가 직접 책임지는 완전 공영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도 준공영제 개편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준공영제가 재정적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기존의 방만한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철도망 및 시내버스 노선 간 과도하게 중복되는 노선을 정비해 시내버스의 운행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민간 운영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노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공공버스로 전환을 검토함으로써 공공이 직접 관리하는 체계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 업종을 새로 포함하려면 국회 입법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노조는 전날(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 김주영 의원실에 '서울시 시내버스 필수 유지업무 지정 시도의 위헌성 및 입법 부당성에 관한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