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경 발의 사업 공모 거쳤지만…金 추천 업체 최종 선정

단독 응찰로 유찰 뒤 재공고…수의계약 전환
업체 "공개 입찰·평가 거쳐"…추천 경위엔 "잘 모르겠다"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과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2026.1.11/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김경 서울시의원이 2025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발의해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반영된 서울문화재단 관련 일부 사업이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 집행됐지만, 결과적으로는 김 의원이 추천한 업체가 최종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 발의 사업은 외부 비판을 피하기 위해 공모·입찰 등 경쟁 절차를 통해 집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는 해당 사업이 1차 공고에서 단독 응찰로 유찰(입찰 불성립)된 뒤 재공고를 거쳐 수의계약으로 전환됐고,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이 추천한 업체가 최종 계약 대상이 됐다. 예산 발의 단계부터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사업이 추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단독응찰 유찰 뒤 재공고…결국 金 추천 업체 '수의 계약'

13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의원이 2025년도 예산에서 단독 발의해 반영한 문화재단 사업 4건 가운데 실제 입찰 절차가 진행된 사업은 2건이다. 해당 사업은 △미디어 콘텐츠 기획 및 개발 △서울문화예술 아카이브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미디어 콘텐츠 기획 및 개발' 사업은 예산 2억 9000만 원 규모로,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권역별 예술교육센터 5개소(양천·용산·강북·서초·은평)를 대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내용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0월21일부터 11월 3일까지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광주광역시 소재의 A 업체'만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다만 단독 응찰로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1차 입찰은 유찰(입찰 불성립) 처리됐고, 재단은 같은 사업을 재공고했다. 이후 재공고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재공고입찰 등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이 전환됐으며, A 업체가 11월 14일 최종 계약 대상자로 확정됐다.

문제는 이 사업이 형식적으로는 공개입찰을 거쳤지만, 사업 추진 이전부터 A 업체가 김 의원 측을 통해 재단에 '사업 수행 가능 업체'로 언급·전달됐다는 점이다. 재단 내부 관계자와 제보 내용을 종합하면, 해당 업체는 사업 공고 이전 단계부터 이미 사업 수행 주체로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재단 내부에서는 김 의원 측으로부터 전달된 업체 정보가 여러 부서에 동시에 공유되고, A 업체 대표가 회사명만 달리한 채 재단 관계자들과 접촉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사실상 특정 업체를 전제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재단 관계자는 "의원이 발의한 사업에서 업체를 추천하는 사례 자체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은 참고 수준에 그친다"며 "한 기관 내부에서 동일 인물이 회사명만 달리해 여러 부서를 오가며 사업 수행 주체로 거론되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선 3순위 탈락…유사 사업선 단독 응찰로 재선정

A 업체는 '미디어 콘텐츠 기획 및 개발' 사업에 단독 응찰해 최종 낙찰되기 전, 김 의원이 앞서 발의했던 또 다른 사업인 같은 해 9월 공고된 '서울문화예술 아카이브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서울문화예술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25개 자치구 지역문화·생활문화 아카이빙 자료를 제작하는 사업으로, 두 사업 모두 '영상' 제작이 핵심 내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해당 입찰은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 따라 제안서 평가와 PT 발표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A 업체가 평가 결과 3순위에 그치며 낙찰에 실패했다.

결국 A 업체는 첫 번째 사업에서는 경쟁 입찰을 거쳐 탈락한 뒤, 이후 추진된 유사 성격의 사업에 다시 참여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단독 응찰 구조 속에서 재도전에 성공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앞선 입찰에서 3순위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응찰 업체 가운데 4·5순위 업체는 아예 부적격으로 제외됐다"며 "실질적으로는 유효 평가 대상 3개 업체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점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독 응찰로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최종 계약까지 이르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 업체 대표는 관련 의혹에 대해 뉴스1에 "해당 사업은 나라장터에 공개 입찰로 공고됐고, (단독 응찰이었지만) 제안서 제출과 PT 발표, 평가 절차를 거쳐 사업자로 선정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 의원이 자신의 업체를 공모 전 사전 추천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업체 추천이 잘못된 부분인가"라며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