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올해도 파업하나…사측 '수장 공백' 파업 위기 고조

서울시, 교통공사 사장 사표 수리…직무대행 체제로
"양측 입장차 커" 파업가능성↑…버스까지 파업 우려

(자료사진) 2025.5.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올해도 여전히 '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 파업 위기가 도사리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수장의 공백으로 파업 가능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측의 수장 공백으로 노조의 파업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노조는 이미 공사 사장이 아닌 서울시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등 파업에 동력을 불어 넣고 있다.

8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백호 공사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 2023년 5월 사장에 취임, 내년 5월이 임기 만료인 백 사장은 지난 7월부터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지속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백 사장의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당분간 공사는 한영희 기획본부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공사가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서울시의회 행정감사는 물론 노조 파업 등 굵직한 상황들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파업이다. 현재 공사 내 1~3노조는 모두 올해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노조들은 모두 서울지방노동조정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지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언제든 파업이 가능한 '합법적 파업권'을 얻게 된다.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사 사장의 부재는 크다. 직무대행 체제로 대응한다 하더라도 사측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백호 사장은 취임 이후 강단있고 엄중한 대처로 일관, 노조의 파업 등을 철회하거나 최소화시킨 바 있다.

실제 지난 2023년에는 1노조만 이틀간 경고파업에 돌입했다가 차후 전면파업 역시 공사와의 막판 협상 타결로 철회됐다. 지난해도 노조는 파업을 예고했으나 공사의 강경한 태도와 12·3 비상계엄, 폭설 등을 이유로 파업을 극적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특히나 파업 가능성이 높은 올해, 공사의 수장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공사 사측과 노조는 임금인상과 인력 충원 등의 문제를 두고 서로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나 일부 노조는 노란봉투법 등을 이유로 공사 사장이 아닌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지하철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사측과 노조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임단협 안건에 상당수 올라와 있다"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느때보다도 큰 만큼 사실상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의 경우 서울지하철과 서울 시내버스의 '동시파업' 가능성까지 겹쳐 연말 시민들의 대혼란이 예상된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사측과 이달 11일 자정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수능 하루 전날인 12일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버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서울 지하철 파업과 맞물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