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서 만난 '울릉도·독도 특별전'…역사·생태·문화 한눈에
23~25일 청계광장서…플래시몹·생생토크쇼 등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시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울릉도·독도 그리고 섬 특별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가 광복 80주년과 독도의 날(10월25일)을 기념해 울릉군·한국섬진흥원과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와 생태, 문화를 한눈에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23일 개막식에는 독도 관련 인사와 시민 대표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울릉도·독도와 인연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들로, "서울 도심에서 독도의 의미를 시민들과 공유하게 되어 뜻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개막식 1부는 북청사자놀음보존회의 북청사자춤과 서울 문교초등학교 학생들 및 가수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땅 플래시몹'으로 시작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대표적인 전통 민속놀이로, 신라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울릉도)을 정벌할 때 목우사자(나무로 만든 사자)를 배에 싣고 건너갔다는 전설을 재현한 공연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다.
이어 가수 정광태와 서울 문교초등학교 학생 20여 명이 함께한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은 행사장의 열기를 끌어 올렸다. 공연한 문교초등학교 학생은 2022년에 독도에 직접 방문해 동일한 곡으로 플래시몹 공연도 한 바 있다.
2부에서는 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이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 울릉도 독도와 해양영토 가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김 대장은 "독도는 단순한 바위섬이 아니라 소라·홍합·홍해삼·문어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어업인의 삶의 터전이자, 해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세계적 지질유산"이라며 과학적·경제적·지질학적 측면에서의 독도의 중요성을 짚었다.
또 "비록 바다 위로 드러난 면적은 18만㎡에 불과하지만, 독도를 기준으로 설정된 배타적경제수역(EEZ)은 약 60만㎢로 남한 면적의 61%에 달한다"며 "독도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섬을 잃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바다와 주권을 잃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린 '독도 생생토크쇼'에서는 가수 정광태, 독도경비대 전 대장 이광섭·한종희, 독도등대 근무자 김현길 씨가 출연해 독도 현장 경험담을 전했다.
가수 정광태 씨는 "1983년 12월 30일 독도는 우리 땅으로 신인가수상을 받았고 다음 해인 1984년 3·1절에는 해양경찰청 초청으로 독도를 처음 방문했다"며 "당시에는 독도에 접안시설이 없어 해경 경비함이 섬에 접근하지 못했고, 결국 독도 1호 주민이신 고(故) 최종덕 선생님의 작은 어선으로 옮겨타고서야 비로소 독도 땅을 처음 밟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광섭 전 독도경비대장은 "독도를 찾은 국민들을 거수경례로 맞이하는 전통을 처음 시작했다"며 "경비대원으로서의 자부심을 시민들과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광섭 전 대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독도경비대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민이 독도에 입도할 때 경비대원 전원이 거수경례로 맞이하는 '국민 경례 전통'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경비대장 재직 중 비상대응훈련을 강화하고, 독도 치안서비스 체계를 정비하는 등 독도 경비 활성화에 기여했다.
독도경비대는 경북지방경찰청 산하 울릉경비대 소속으로, 울릉도 해안을 지키는 2개 소대와 본부 소대, 독도 소대를 포함해 총 4개 소대로 구성되어 있다.
한종희 전 독도경비대장은 "일본 순시선이 독도 인근 해역에 접근할 때마다 긴박한 대응훈련을 반복했다"며 긴장의 연속이었던 순간들을 시민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는 "일본 순시선은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 1년에 약 100일 정도 독도 주변 해역에 나타난다"며 "그럴 때마다 독도경비대는 해양경찰청과 해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독도 수호에 허술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인물 중 독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김현길 전 독도등대 관리원은 "1954년 첫 점등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독도등대의 불빛은 우리 주권의 상징"이라며 "등대를 지키는 일은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관리원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독도항로표지관리소 소속으로, 1954년 무인등대로 시작했던 독도등대가 1998년 유인등대로 전환된 초기 시절부터 상주 근무를 이어왔다. 독도등대는 3명이 2개 조로 나뉘어 한 달 단위로 교대근무를 했으며 1년에 약 6개월씩 독도에 머무른다.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겨울철을 포함해 지금까지 170여 차례에 걸쳐 독도 조사를 진행해왔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 연구원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긴급 후송이 필요했던 일이 있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 헬기가 뜰 수 있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만약 그때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아 헬기가 뜨지 못했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외에도 청계광장 전시존에는 '독도사랑 80년사', '하늘과 바다에서 본 독도·울릉도' 영상전, 해양생물 표본, 독도 주변 지질유산 등 약 80여 점 등이 전시됐다.
울릉군청 및 울릉군 지역업체 2개(울릉유통·독도문방구)가 참여한 장터존에서는 명이나물, 부지깽이, 건오징어, 호박엿 등 울릉 특산품과 독도 키링·에코백 등 기념품이 인기를 끌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울릉도·독도의 이야기가 시민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로 자리 잡는 한편, 울릉군 등 관계 기관과의 상생협력 지점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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