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강서구청장 "고도제한 완화 목전…45곳 재개발·재건축 지렛대"
[민선8기 3년] 구 면적 97% 규제…"2030년 이전 완화"
20개 동 돌며 1일 동장 역할…"국민 눈높이서 바라봐야"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고도제한 완화는 목전에 와있는 상태죠. 그간 말만 되풀이하던 고장난 레코드에서 이제 제대로 돌아가는 레코드가 된 겁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최근 구청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국제민간공항기구(ICAO) 본부를 방문한 진 구청장은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의장을 만나 '강서구의 숙원' 고도제한 조기 완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ICAO는 국제 민간 항공의 규범과 국제기준을 관리하는 UN 산하 특별기구다.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191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최근 ICAO가 공항 주변 가상의 장애물 설치 기준인 장애물제한표면(OLS) 기준을 약 70년 만에 전면 개정하면서, 비행 절차가 없는 구역은 고도 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진 구청장과의 만남에서 살바토레 샤키타노 의장은 "국제기준에 따라 회원국이 자국 법규와 기준을 마련하면 2030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진 구청장은 "준비가 된 국가는 언제든지 시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확인 받은 것"이라며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현재 진행 중인 45개 재개발·재건축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AO의 개정안은 오는 8월 전 세계에 발효하고 2030년 11월 전면 시행 예정이다. 기존 장애물 제한표면(OLS)을 △장애물 금지표면(OFS) △장애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진 구청장은 "지금의 발달한 항공 기술로는 70년 전 그려놓은 일률적인 고도 제한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라며 "국가별로 (고도 제한을) 수정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이다. 평가표면은 각 회원국이 공항과 지역 특성에 맞춰 직접 평가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국토교통부가 국내법을 정비하는 대로 2030년 이전에도 개정안 시행이 가능하단 뜻이 된다. 전체 면적의 97.3%가 김포공항 고도제한 규제를 받는 강서구 재개발·재건축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 구청장은 "강서구는 마곡처럼 젊은 층이 모여들고 활기를 찾는 곳이 있는가 하면 화곡처럼 개발이 필요한 구도심의 영역도 남아있다"며 "재개발·재건축이 강서구 내 균형발전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경찰 내 2인자 경찰청 차장 출신 진 구청장은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중량감 있는 경력을 보유한 구청장이다. 30년 넘는 경찰공무원 생활은 구정 곳곳 핵심을 단기간에 파악하고 해결하는 밑거름이 됐다.
진 구청장은 "경찰서장 시절 우리가 어떤 일을 해주길 원하는지 궁금해서 동네 통장 회의까지 다 참석했다. 당시 통장들은 '대체 왜 오지' 했었다"며 "공무원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불편함이 무엇인지 들여다봐야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3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구청장직을 맡게 된 진 구청장은 남들보다 짧은 임기를 떠올리며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고 했다.
그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건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난 일이다. 오는 9월까지는 강서구 20개 동을 순회하며 하루 동안 동장 역할을 하는 '진동장과 함께 온(ON) 동네'를 이어간다.
그는 "한 지역에 4시간씩 머물며 그곳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며 "임기 초에는 특정 지역을 정해 일대를 1시간 넘도록 무작정 걸으며 해당 지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 곳인지 살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 구청장은 구민 의견을 행정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최근 구정자문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존 부서별 자문을 넘어 범구청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세운 것이다. 그는 "국정의 중심이 국민인 것처럼 구정의 중심도 구민"이라고 강조했다.
진 구청장은 "사소한 문제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자치단체의 책무"라며 "주민은 개선이 필요해 요구하는데 공무원은 민원을 본래 업무에 더해지는 일로 인식하기 때문에 늘 간부들에게도 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진 구청장은 내년 이후 목표를 묻는 말엔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어 "주민들에게는 이웃처럼 친근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고, 일은 책임감 있게 잘하는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곧바로 이어질 예정인 소상공인 상생협의회 일정이 그를 재촉했다. 진 구청장은 양손으로 달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라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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