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공예 선구자들, 서울공예박물관에 작품 등 596점 기증

이승원·정영환·정용주·정복상 작가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은 2025년 상반기 한국 현대공예 선구자이자 대표 작가인 금속공예가 이승원, 목칠공예가 정영환·정용주·정복상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293건 596점을 기증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작가 본인들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자료는 각 작가의 초기부터 말년까지 50여 년의 전 생애 작업이 망라돼 있다. 각 작가의 대표작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가치로는 21억 원에 상당한다.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과 자료는 예술적·역사적 가치가 뛰어나 한국 현대공예의 성립과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며, 각 공예가의 작품세계는 물론 한국 현대공예사까지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원은 한국 현대공예 1세대 여성 작가로 오직 작업에만 전념했으며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대학 유학 후 귀국해 청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등 한국 현대 금속공예의 성립과 발전에 기여했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업한 금속공예 작품과 도구, 재료, 실험자료 등 72건 189점을 기증했다. 초기 독일 유학시절 금속의 기본기를 탐구한 장신구 및 기법 샘플자료, 귀국 이후부터 2010년대까지 작업한 금속 장신구·핸드백·주전자·병·테이블웨어·조명등과 1996년부터 금속과 비금속 작품 표면에 옻칠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정영환, 정용주, 정복상은 한국 현대 목칠 분야를 대표하는 삼총사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한국 현대 목칠공예의 발전 과정에 기여했다.

정영환 작가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작업한 주요 목칠공예 작품과 전시관련 자료 35건 145점을 기증했다. 초기의 대표 작품인 국전 입선작(1973년)과 와태칠기 대접(1975년),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중소기업 협동조합중앙회 회장상 수상작(1985년) 등 다수의 공모전 수상·출품작과 국내외 주요 전시 출품작이 포함돼 있다.

정용주 작가는 1980년대부터 2023년까지 전 생애에 걸쳐 작업한 목칠공예 작품과 전시 관련 자료 등 88건 156점을 기증했다. 1980년대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공예부 특선작(1982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 수상작(1984년)을 포함한 목공예 작품과 1990년대 이후 국내외 주요 전시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옻칠조형 작품이 포함됐다.

정복상 작가는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목칠공예 작품과 자료 98건 106점을 기증, 대학 시절부터 사용한 노트와 아이디어스케치 노트와 '가구디자인(1993)', '목·칠·가구 조형의 이론과 실제(1999)' 등 본인의 저술서와 자필 원고, 작품에 사용한 화인(火印) 등이 포함됐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무상기증한 공예가의 고귀한 뜻을 기려 기증특별전을 개최하고, 이 작품을 널리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