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록 "세금 아깝지 않게 적재적소에 잘 쓴 구청장으로 기억되길"
[민선8기 3년] 자연휴양림 '수락휴'…"구청이 만들면 다르다 평가"
'깨알지시 도깨비 구청장'…"구민 리뷰 모두 찾아 읽고 다 고칩니다"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구청에서 만든 시설 하나도 기대 안 된다'는 말이 듣기 싫었어요. 이번엔 '구청이 만들면 다르다'는 평가 한번 받아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주 개장을 앞둔 자연휴양림 '수락휴'에서 시설 곳곳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수락휴는 노원구 수락산 자락에 조성한 서울 최초의 자연 휴양림이다. 9800㎡ 규모 부지에 25개 객실과 레스토랑, 휴게 공간을 갖추고 방문객 맞을 준비를 마쳤다.
수락휴는 '나라에서 만든 자연 휴양림' 하면 떠오르는 모든 고정관념을 비껴갔다. 외경부터 객실 내 작은 소품까지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를 방문한 듯하다는 입소문이 일찌감치 돌았다.
오 구청장은 "숲에 놀라고 시설에 놀라고 음식에 놀라고. 방문하는 분들이 세 번 놀라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객실 건물 외장재부터 내부 침구, 조명, 블루투스 스피커, 테라스 캠핑 의자와 커피포트 브랜드 선택까지 직접 검수하며 '깨알지시' 했다. 휴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객실에 TV 대신 LP 플레이어를 둔 것도 오 구청장 아이디어다.
오 구청장은 본인의 업무 성격을 '강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구청장 7년쯤 됐으면 무뎌질 법도 한데 그게 잘 안된다. 하나하나 제가 꼼꼼하게 챙기니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수락휴 내에는 예능 프로그램 수요미식회 등으로 이름을 알린 요리연구가 홍신애 씨의 레스토랑도 입점했다. 홍 씨에게 한 차례 거절당한 오 구청장이 다시 한번 찾아가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입점을 성사했다고 한다.
수락휴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지상 14m 위 숙박동 '트리하우스'도 오 구청장이 상·하수도 처리 기술 문제를 해결하도록 밀어붙여 완공할 수 있었다. 그는 "결정적인 사안은 단체장이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락휴는 매달 7일 노원구민과 장애인에게 전체 객실의 50% 분량을 우선 예약할 권리를 제공한다. 전 국민 대상 일반 예약 신청은 3일 뒤인 10일 진행다.
오 구청장은 국회 비서관,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뒤 8년의 시의원을 거쳐 2018년 노원구청장에 당선됐고, 지난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행정과 의정을 두루 거치며 탄탄한 업무 역량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청와대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당시에는 일선 현장에서 뛰어본 것이 아니지 않나. 거품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시의원이 되지 않았다면 구청장을 중도에 포기했겠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구청장 임무를 맡으면서부터는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정반대로 바뀌었다. 투기 과열이라는 그림자 이면에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으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투기 세력에 휘둘리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구 주거 시설이 열악해 인구가 계속 줄어들더라"며 "새 아파트를 지어드려야 이분들을 붙잡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재건축 찬성론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를 잡자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그대로 두는 건 정말 아니라고 봤다"며 "민주당에서는 이단아였다. 시의원과 국회의원을 설득해 재건축에 대한 생각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 재선 임기와 함께 그간의 구상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노원구는 직(직장)·주(주거)·락(즐길거리) 도시를 목표로 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조성 사업을 포함해 광역급 개발 이슈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그는 "노원의 100년 미래가 가까이 오게 됐다"며 "노원이 서울 동북권 지역의 경제와 생활을 이끌어가는 중심도시로 불릴 날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구청 내에서 오 구청장 별명은 '도깨비'로 통한다고 한다. 빠르게 예산과 조직을 꾸려 사업을 속전속결로 처리한다고 붙은 이름이다. 도깨비 오 구청장에게는 '그거 잘해놨더라'라는 구민 칭찬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는 "수락산 무장애숲길(계단·턱과 같은 장애물이 없는 숲길)에서 만난 어르신께서 '세금 때문에 열받아서 나왔는데 내가 낸 세금을 당신이 이렇게만 써준다면 기꺼이 세금 내겠다' 하시더라"며 "지금도 그 칭찬이 큰 보람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민선 7기부터 민선 8기까지 불암산 철쭉제, 노원수제맥주축제 등 문화 분야 콘텐츠 강화에도 주력해 왔다. 축제나 행사 전후로는 늘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드백을 살피고 개선책을 반영했다.
그는 "주민들을 한 분 한 분 만나지 않아도 이용 후기를 통해 빠르게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며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건의해 주시면 어떤 루트로 간에 제가 다 본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의 수준과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주민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려는 노력 덕분"이라며 "결국 주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가지 않나. 구청을 향한 날카로운 모니터링이 행정 수준을 높이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구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이렇게 전했다.
"오승록 구청장 시절에 노원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세금 아깝지 않게, 적재적소에 잘 썼던 구청장으로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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