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민원은 5200건인데 동양하루살이는 43건…이유는?
서울시 민원 '6분의1'로 급감…방제·강우량 등 영향
"8월 출몰도 대비"…노란 조명 설치, 조명 포집 실험도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에서 올해 동양하루살이 민원이 지난해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시는 선제적 방역 조치와 함께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민원 감소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접수된 동양하루살이 관련 민원은 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0건에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 민원은 5200건에 달했다.
'팅커벨'로도 불리는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다만 밝은 조명에 유인돼 주택가나 상가 주변에 대량 출몰하며 시민 불편을 야기해왔다. 민원은 주로 강동구, 성동구, 광진구 등 동부 한강변 지역에서 집중 발생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유충 발생 시기로 예상되는 지난 5월부터 수변 및 하천 주변을 중심으로 사전 방제에 나섰다.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5월 중하순부터 성충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성동구는 한강변 공원과 하천변에 해충을 유인해 퇴치하는 친환경 방제장비인 '해충 퇴치기' 364대를 가동 중이다. 용산구는 전격살충기를 지난해 12곳에서 올해 22곳으로 확대해 총 50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민원이 크게 줄어든 것은 성충 활동 시기에 맞춰 친환경 방제 장비 수십 대를 가동해 빛으로 유인·퇴치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라며 "시·구 합동 방역반 운영과 유충 단계부터의 집중 제거, 특별 예산 투입도 민원 감소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와 함께 조명 교체와 유입 차단 요령 등을 담은 안내문을 제작·배포해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 참여도 이끌어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 역시 방제 효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동양하루살이 발생에는 기온·강수량 같은 환경 요인이 결정적"이라며 "올해에는 봄철 강우량이 평년 대비 적었고, 첫 더위 진입 시기가 늦어져 개체 수 자연 감소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가) 이러한 자연 발생 추이를 잘 활용해 유기적인 방제 조치를 더한 것이 민원 감소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동양하루살이는 생태 특성상 가을에도 한 차례 더 출몰할 가능성이 있다. 8월 여름 이후 기온이 완화되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연구기관과 협력해 불빛에 반응하는 하루살이의 특성을 활용해 조명 기반 포집 장치를 개발 중이다. 특히 청색광에 끌리는 특성을 고려해, 청색광을 제거한 노란 조명 설치 등 대응 기술도 함께 실험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성수동 뚝도시장을 따라 '개나리색 LED 조명'이 설치되기도 했다. 실제로 동양하루살이는 흰색 조명 간판이나 일반 가로등에는 몰려들었지만, 노란 조명 인근에서는 잘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관은 "최근 일부 한강 지역에서 동양하루살이 개체가 다시 관측되고 있다"며 "불빛에 유인되는 특성을 활용해 조명 기반의 포집 장치를 실험 중이며, 현재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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