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약한 러브버그"…서울시, 민원 집중 지역 '친환경 방제' 돌입

고온다습·낙엽 많은 등산로 소방과 살수 작업

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소방대원들이 살수차를 이용해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방제 활동을 하고 있다. 2025.7.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러브버그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를 중심으로 살수 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

3일 오후 2시쯤 연일 30도를 육박하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두꺼운 낙엽들이 우거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삼육대학교의 등산로는 그야말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서식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등산로 초입 곳곳에는 활동기 막바지에 접어든 러브버그가 여전히 날아다녔고, 나뭇잎 사이사이에는 날지 못한 개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러브버그에 대해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부터 공원과 산책로 등 민원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소방서와 협력해 '살수 방역작업'을 실시한다. 러브버그가 물에 약하다는 생태적 특성을 활용해 화학약품 없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자연 파괴 없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생활불쾌 곤충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올해 4월에는 국립생물자원관과 '2025 공동대응 전략 심포지엄'을 열어 비화학적 방제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서울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서는 실시간 발생 감시 체계, 광원 포집기, 향기 유인제를 활용한 시범사업도 병행 중이다.

서울시는 시민 대상 생활 수칙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수칙은 물 뿌리기, 방충망 정비, 끈끈이트랩 사용, 어두운색 옷 착용 등이다.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695건이 접수됐다. 주로 6월에 집중 발생하고, 7월 초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시는 지난해까지 출현 사례가 없던 삼육대 등산로 일대에서도 민원이 접수되자, 이날 소방과 함께 현장 대응에 나섰다. 활동기 이후에도 잔존 개체가 여전히 확인되며, 도심 생태계 내 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러브버그 외에도 동양하루살이 등 불쾌 해충에 대해서도 청색광 제거 등, 부유식 트랩 등 친환경적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