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피면' 서울 지하철 요금 오른다…기본요금 1550원 시대

오세훈 "지하철 요금 인상, 3월 넘기지 않을 것"
'만년적자' 서울교통공사, 적자 해소에 '희망'

(자료사진) 2024.12.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올봄, 서울 지하철 요금이 추가 인상된다. 지난 2023년 한 차례 요금이 오른 뒤 추가 인상을 예고했던 서울 지하철 요금은 당시 정부의 물가 인상 억제 기조에 따라 1년 이상 인상을 연기한 바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 인천시 등과 협의해 상반기 중 (지하철) 요금 인상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발언대로라면 서울 지하철 요금은 3월 안에 150원이 인상, 기본요금 1550원이 된다. 시는 요금 인상을 위해 경기, 인천, 한국철도공사 등과 함께 2023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요금 인상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해왔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2023년 서울 지하철 요금을 300원 인상하려고 했으나 시민들의 부담 등을 고려, 이를 150원씩 두 차례에 나눠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3년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인상하면서 2024년 하반기 150원의 추가 요금 인상이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물가 억제 기조'에 따라 한차례 이를 철회하면서 요금 인상은 지금까지 미뤄져왔다.

오 시장 역시 "지난해 서울 지하철 요금을 추가 인상하려 했으나 정부의 절실한 물가 인상 억제 기조에 따라 이를 미뤘고, 올해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이러한 경과를 고려하면, 올 상반기 (요금을) 올려도 조금도 어색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3월부터 '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 요금이 오를 경우, 시민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시 무제한 대중교통 서비스 '기후동행카드'로 이같은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오 시장은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서울 시민이 왕성하게 (이동하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이 마련됐다"며 "요금이 인상되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잘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요금 인상에 '대환영'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며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적자 폭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앞서 공사는 적자 해결을 위해 운임 현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공사의 적자는 2021년 9644억 원, 2022년 6420억 원, 2023년 5173억 원 수준이다. 요금 소폭 증가, 역명 병기 사업 수익 등으로 줄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현재 서울지하철의 요금 현실화율은 55%로,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858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 공사는 150원의 요금을 인상할 경우, 연간 1641억 원의 수익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적자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요금 인상"이라며 "이번 요금 인상을 통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요금이 150원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현실적인 운임에는 못 미치는 상황으로 적자 해결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