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세운상가, '수용' 방식도 있다"…땅값 인상 조짐에

"기후동행카드, 인천·경기도 반드시 동참할 것이라 확신"
"이민은 저출생 해법…김포공항 고도제한 해법 찾아야"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현지시간) 맨해튼의 원 밴더빌트 전망대를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3.9.22/뉴스1

(뉴욕=뉴스1) 권혜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운상가 일대 개발을 앞두고 최근 상가 매입 가격이 상승하며 민간 개발 업체들의 상가 매입에 어려움이 있는 것에 대해 "(세운상가를 서울시가) 수용하는 방식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22일(현지시간) 북미 출장에 나선 오 시장은 20일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세운상가 일대 가격이 상승하며 민간이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북미 출장 당시 뉴욕 '원 밴더빌트'를 찾아 '공중권'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결합개발 방식을 도입해 주변 건물의 용적률을 받아 개발 효과와 그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이른바 세운상가 주변 개발사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는 지난해 4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종묘~퇴계로 일대 민간 개발 시 민간개발업체가 세운상가군을 매입한 후 시에 기부채납을 해 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세운상가 일대의 매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민간의 상가군 매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 일대 개발과 관련해 결합개발 방식을 통해 용적률을 얻기 위해서는 세운상가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이럴 때 쓰는 개발 방식이 있다. 바로 '(세운상가를 서울시가)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계획법에 따라 계속 (상가의) 가격이 올라갈 때 이를 막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 직접 땅을 사들이는 '수용 방식'은 감정가로 부지를 강제 매입하는 것인데, 이 경우 주민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측은 "시는 이러한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노후한 세운상가를 공원화하기 위해 상가군과 주변 구역을 하나로 묶어 통합개발하는 방안 및 도시계획시설사업까지 포함해 실행력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다만 시설사업을 통한 개인 재산의 수용은 사적 재산권 침해 등 우려가 큰 만큼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북미 출장에서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 운영위원회의' 및 'UN 기후정상회의' 등 기후위기와 관련한 일정을 치른 오 시장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서울시가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며 "C40 등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곳은 역시 서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출장에서) 상당한 일정이 기후위기와 관련된 것들이었는데, 국제사회에서 서울이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주도적인 일정을 취해 나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가 돼 있기 때문에 탄소 저감과 관련한 획기전인 방법은 사실상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며 "조금씩 시민의 동참을 유도하면서 생활 속에서 이를 실현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단지를 방문해 지하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3.9.20/뉴스1

오 시장은 또 최근 발표한 '기후동행카드'와 관련해 "인천과 경기도가 반드시 동참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동참은 시기의 문제로, 100%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범사업까지) 앞으로 3개월 정도 남았는데,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범사업부터 (경기와 인천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큰 틀에서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탄소 저감에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과연 '탈원전'이 해법이 될까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태양광 정책에 대해서도 "과한 측면이 있다"며 "햇볕이 들지 않는 저층 아파트에 억지로 태양광을 넣는 등 목표 지상주의가 가져온 폐해가 많다"며 "새로 지어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는 당연히 태양광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 지어지는 신도시급 개발지구에 최첨단을 동원해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로, 임기 중 착공까지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이민'을 하나의 해법으로 들며 "이는 '양보다 질'의 문제로, 한국 경제에 주름살을 지게 하지 않는 이들, 즉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고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으로 유학 온 동남아, 중국인들이 많은데 이들 중 역량을 갖춘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생활하며 기여할수 있는 정주환경을 만드는 것이 서울 정책의 방향"이라며 "양질의 (이민이) 가능하다면 한국 미래에 기여하는 인구정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또 이번 출장 중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 개정안을 조속히 개정해달라고 건의한 것에 대해 "ICAO의 관련 기준 개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해당 개정안에 따라 새 기준이 결정되는 2025년 즈음 이를 국내적인 해법을 통해 조속하게 시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 1주기와 관련 "지난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다고 본다"며 "안전 문제를 신경써야 하는 만큼 미리미리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