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심도빗물터널 '4대강'스럽다"
수방대책 시민대토론회에서 재검토 주장
"서울시의 수해대책 사업은 지극히 '4대강'스럽다. 시간에 쫓겨 대강 설계하고 예산낭비 평가 없이 하고 있다.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시민과 함께 수해방지 대책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시민토론회에서 지명토론자로 나선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서울시 수해대책사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7일 오후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수방정책 2차 시민대토론회'에서다.
박창근 교수는 "서울시가 7.27 수해피해 직후 앞으로 10년간 5조원을 투자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대심도빗물터널을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한 검토가 없고 10년 사업의 마스터플랜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이 중장기 시정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발족한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회'의 안전·교통분과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7월 말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자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침수지역 하수관거 능력 향상(2조1551억원), 침수지역 수해방지 우선대책(1조5347억원),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8502억원), 사면 및 지하주택 관리(4600억원) 등에 5조원을 투입하는 도시수해안전망 종합개선대책을 내놨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 후보시절 대심도 빗물터널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하고 전면재검토를 주장했지만 지난달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하수관거 정비에 2737억원, 수방대책 사업으로 1667억원을 책정하면서 빗물터널사업 예산을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발주 방식도 턴키로 준비하는데 박 시장의 철학으로 보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 정상적인 발주로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등의 프로세스를 거치며 대안이 대심도널밖에 없으면 해야하지만 서울시는 기본적인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대안 검토를 주문했다.
박 교수는 이밖에도 ▲서울시의 수방대책의 기본방침이 이미 대심도 터널로 정해져 어느 설계회사도 이에 반하는 검토의견을 낼수 없고 ▲서울시 수방대책이 전국 지자체의 표본이 될 수 있으며 ▲대심도터널 공사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전면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인석 서울시 물관리기획관은 "턴키 사업 방식은 빠른 시공과 경쟁구도 속 최적의 대안을 채택하기 위한 선택"이라면서 "대심도 빗물터널만을 고집하고 지침을 준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종합개선대책이 마스터플랜으로 단위사업은 그동안 계획돼 있었지만 예산이 없어 하지 못하던 걸 이번 수해로 종합해서 사업화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규모 토목공사에 앞서 도시화로 늘어난 불투수층을 줄이는 등 홍수를 줄일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이 먼저 모색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서울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1962년 7.8%에서 2009년 47.9%로 늘었다"며 "수방대책이 대심도 터널이나 대형저류조 밖에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 전에 불투수층을 줄이고 투수층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대심도 빗물터널도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 사무처장은 올해 집중호우에 예년보다 피해가 크게 줄어든 강서구를 예로 들며 자치구별 맞춤형 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기후변화에 따라 '하수관거로 처리 불가능한 비가 올 수 있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오면 지킬 수 없다'는 내용의 홍보와 대피책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시민대토론회에는 시민과 시·자치구 수방관련 공무원 등 250여명이 참석했으며 서울시 인터넷TV, 아프리카, KT온에어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됐다.
pt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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