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용 우수숙박업소가 '러브호텔'?

서울시 지정 '이노스텔' 72% 지정 취소

'이노스텔' 예약·결제 홈페이지 화면 캡처. © News1

서울시가 외국인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우수숙박업소로 지정해 지원하는 중저가 숙박시설 브랜드 '이노스텔'이 당초 의도와는 달리 러브호텔 등 성인용으로 운영되면서 70% 이상 지정이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명수 의원(자유선진당)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이노스텔 지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도입 이후 434건의 신청이 들어와 모두 139개 숙박업소가 이노스텔로 지정됐지만 2011년 7월 현재 지정이 유지되고 있는 곳은 39곳(28.1%)에 불과했다.  

지정이 취소된 업소는 2008년 10개에서 2009년 12개 2010년 19개로 해마다 늘어 올해에만 59개가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 취소 숙박업소들은 이노스텔의 취지와 다르게 영업을 하고 있어 적발됐다.  

일부 모델급 업소는 숙박이 아닌 대실 영업을 위해 차장이나 차량번호 가림막을 설치하고 성인음란방송을 제공하는가 하면 폐쇄형 프론트를 운영하는 등 이노스텔 지정 기준을 위반했다.  

또 러브호텔 밀집 지역에 위치하거나 객실 내 성인용품을 비치해 가족단위 고객이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업소도 지정이 취소됐다. 

시도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운영 내실화를 위해 1년에 2회 실시하는 운영 점검을 올해에는 신규 지정 없이 매월 수시점검 체계로 전환한 상태다.  

이노스텔에 투입된 시 예산도 적지 않다. 시는 이노스텔 지원에 2008년 4억8000만원, 2009년 9억2798만8000원, 2010년 14억8616만7040원 등 최근 3년 간 28억9415만5040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 돈은 이노스텔 지정 업소에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출을 안내하거나 자체 예산을 들여 홍보 마케팅과 간판과 현판 설치하는 데 쓰였다.  

또 이노스텔을 위한 별도의 예약·결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가이드북 등 홍보책자 무상 제작·배포, 특정 기간 외국인투숙객 숙박비 20% 할인·보전 프로모션, 싱글침대·슬리퍼 등 브랜드물품 지원 등의 지원에도 사용됐다.  

이명수 의원은 "일부 업소의 시설과 서비스 개선의지 부족으로 이노스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며 "이노스텔을 추가로 확충하는 것 보다는 운영 내실화로 사업방향을 전환해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스텔서울시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중저가 숙박시설 브랜드로 '혁신(Innovation)'과 '숙박시설(Hostel)'의 합성어다. 외국인 전용과 내·외국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구분되고 이용 요금은 3만~6만원대로 저렴하다.

pt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