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용산미군기지 기름유출…어떻게 이런 일이"

9일 페이스북 통해 주한미군 비판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 © News1 박정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용산미군기지 주변 기름유출에 대해 재차 비판했다.

박 시장은 "용산미군기지 주변 기름유출에 관한 보고를 받고 '어떻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미군기지가 면책특권이 있고, 한미행정협정(SOFA)에 의해 규제된다고 하더라도 서울의 땅과 지하수가 이렇게 오염되고 있는데 출입도 못하고 조사도 못해 대책도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1년 발견된 용산 미군기지 주변 기름유출은 12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녹사평 부근과 캠프킴(Camp Kim) 부지 등 지금까지 확인된 오염면적만 1만20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용산기지 안팎의 기름 유출과 토양·수질 오염 규모는 언론 등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우리 서울시의 분석"이라고 밝혔다.

시와 환경부는 기름 유출이 계속돼 토양·수질오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당국이 용산 기지 내부 조사를 거부해 왔다.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미군의 협조 없이 용산기지 내부 조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국민 여론이 있기 때문에 미군 당국이 막무가내로 조사를 못하게 하진 못할 것"이라며 "실태조사를 위해 계속 공문을 보내고 압력을 넣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와 용산구가 정화비용으로 쓴 돈은 58억원에 이른다.

박 시장은 "용산기지 내부 조사권이 없는 서울시는 기껏해야 기지 담을 돌며 조사할 수 밖에 없다"며 "정화 비용도 먼저 서울시가 지출하고 이를 서울지구배상심의회에 심의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받아야 하지만, 심의를 통해 비용을 돌려받은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정화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서울시가 정부를 상대로 쓴 소송 비용은 7500만원에 달한다.

박 시장은 "이런 내용을 보고 받으며 화가 났다"며 "용산기지 내부에서 정화를 자체적으로 하거나 적어도 조사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와 미군 측과 협의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에 따르면 오염실태 합동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수차례 보내는 등 서울시의 '강공'이 계속되자 주한미군이 기지내부 조사여부를 놓고 기름 유출 확인 12년만에 처음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17일 열리는 환경부와 주한미군간 환경분과위원회 회의 의제로 기지내부 조사건이 채택됐다.

주한미군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환경과 관련한 정보요구에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협조하겠다"며 "17일 열리는 회의에서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토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