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만나 인증샷 찍는 경찰…객관적 증거 확보에 '업무 부담'

경찰 "최근 제주 사건 계기, 대면 확인 객관적 자료 남겨야"

실종자 수색 모습.(자료사진)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처리 지침이 강화되면서 일선 경찰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력 충원이나 제도적 개선 없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이를 입증할 사진 등 객관적 근거까지 남기도록 하면서다.

17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실종 사건 매뉴얼에 따른 대면 종결 원칙 강화와 함께 사진 촬영이나 신원 확인 등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렸다.

'경찰 실종 사건 대응 매뉴얼'을 보면 경찰은 실종 사건을 접수하면 대면 등의 방법으로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한 뒤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존에도 대면 확인이 원칙이었지만, 전화 통화로 실종자의 소재와 안전이 확인되면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실종자 처리 지침 강화로 현장에서 실종자 안전을 확인하고 함께 사진을 찍거나 지문 조회를 통해 대면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강화된 절차를 수행할 현장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충북의 12개 경찰서 가운데 실종수사팀을 설치한 곳은 청주권 경찰서 3곳(흥덕·상당·청원)과 충주경찰서 등 4곳뿐이다.

실종 전담 인력은 21명에 불과하고 전담 부서가 없는 경찰서는 형사과 직원들이 실종·가출 신고까지 맡아 처리하고 있다.

매년 충북에서 접수되는 실종·가출 신고가 2000건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담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실종자가 협조적이지 않다면 담당 경찰은 한동안 현장에 묶여있어 치안력이 낭비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현장 경찰관들은 업무 가중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서 형사과 직원은 "실종자를 직접 만나 종결 처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인증 사진을 찍거나 지문 확인 등 객관적인 자료를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재 파악이 금방 되면 다행인데 최근에는 경찰이라고 하니 이후 연락을 안 받아서 가까운 파출소라도 가 달라고 문자로 읍소해 종결 처리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대면 확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전담 인력 확충을 비롯해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형사팀 직원은 "전담 부서가 없는 경찰서는 형사팀에서 모든 사건을 처리한다"며 "전담 부서를 만들고 인력 배정을 할 수 없을 만큼 인력이 부족해 인력 확충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26일 비대면 종결을 금지하고 상급자 승인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실종수사팀 운영 쇄신안을 행정안전부에 보고했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