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과일만 골라 먹는 말벌떼…보은 사과재배 농가 '울상'

추석 대목 앞두고 피해 속출…과수화상병 이어 맘고생

충북 보은지역 사과 재배 농가들이 말벌류의 극성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말벌 피해 사과 모습. 2026.9.2/뉴스1 장인수 기자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보은 지역 사과 재배 농가들이 말벌류의 극성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2일 지역 농업인 등에 따르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말벌 떼가 잘 익은 사과 등 과일들만 골라 흠집을 내는 바람에 수확은커녕 내다 버려야 하는 이중삼중의 맘고생을 하고 있다.

말벌들이 탄저병을 확산시키는 매개체 역할까지 하고 있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뉴스1은 보은군 내북면 일대에서 중생종인 홍로 사과를 재배하는 한 과수원을 찾았다.

3300㎡ 남짓한 이 과수원에서는 말벌들의 먹이 활동으로 아예 성한 사과가 거의 없는 나무가 곳곳에서 눈에 띌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다.

과수원 주인 이모 씨(60)는 "과일 농사 10여 년 만에 이런 피해 보기는 처음"이라며 "냉해와 과수화상병 발생 등으로 가뜩이나 출하 물량이 달리는 판에 수확 직전의 잘 익은 사과들만 골라 말벌들이 흠집을 내는 등 연일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어 죽을 맛"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사과 과수원 주인 정모 씨(70·삼승면)는 "최상품의 경우 가격이 워낙 비싸 사람들도 맘 놓고 못 먹는 사과와 배를 단 한 번의 입질로 못 쓰게 만들어 놓는 벌들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벌 퇴치를 위해 출하를 앞둔 과일에 농약을 뿌릴 수도 없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생태 전문가들은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말벌의 개체 수가 급증해 과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보통 새들이 쪼아놓은 사과 부분에 곰팡이 등이 생기면 큰 말벌들이 곰팡이를 먹기 위해 상한 과일이나 썩은 과일에 모여들지만, 직접 흠집을 내 상품 가치를 떨어트리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보은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접수된 과수 피해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 실태 확인 후 후속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지역 사과 재배 농가들이 말벌류의 극성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말벌 피해 사과 모습. 2026.9.2/뉴스1 장인수 기자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