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조경수 절반 고사…손실액도 책임도 '산정 불가'

1억5500만원 투입해 249그루 외부 이식…120그루 고사
자산 미등록 가치 파악 어려워…232그루 추가 식재까지

충북도청 정비사업으로 옮겨 심은 조경.2026.08.21/뉴스1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김영환 전 충북지사가 추진한 도청 개방·정비 사업 과정에서 외부로 반출해 이식한 조경수 절반가량이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조경수가 도청 자산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고사에 따른 재산상 손실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데다 관리 책임을 묻기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사업비 1억 5500만 원을 들여 2023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내 8곳에 청사 조경수 249그루를 옮겨 심었다.

이 가운데 120그루가 고사했다. 전체 이식 수목의 48.2%가 고사한 셈이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충북안전체험관으로 이식한 95그루 중 61그루(64.2%)가 말라 죽었다.

상당구 정상동과 가덕면 가식장에 이식한 53그루 중 39그루(73.6%)도 고사했다. 도로관리사업소에 옮겨 심은 24그루 중에서도 10그루(41.7%)가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사한 수목의 78.5%는 도청사 경계를 따라 심은 울타리 향나무다. 도청사 건립 당시부터 자리를 지켜온 일부는 80년 안팎의 수령으로 도청사와 역사를 함께했다.

조경 전문가들은 수목의 가치는 수령뿐 아니라 수종과 크기, 수형, 관리 상태, 식재 위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십년간 관리돼 역사성을 갖춘 수목은 일반 조경수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 상태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북도청 법정 조경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새로 심은 조경수들.2026.08.21/뉴스1

문제는 상당수가 고사했음에도 재산적 가치와 손실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는 그동안 청사 조경수 대부분을 개별 자산으로 등록해 관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초 취득 가격이나 정확한 식재 시점 등도 확인하기 어려워 현재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

도 관계자는 "1980~1990년대 촬영된 항공사진 등을 통해 수십 년 전부터 청사에 있던 나무의 식재 시기를 추정할 뿐 최초 취득 가격과 취득 시점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현재 가치를 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상당한 비용을 들여 수목을 옮겼지만, 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은 탓에 절반가량이 고사했어도 금전적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도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식한 조경수 상당수가 고사하면서 법정 조경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식재도 불가피하다.

도는 외부로 옮겼던 조경수 중 살아 있는 나무를 순차적으로 청사로 다시 들여오는 한편 법정 조경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수목 232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앞서 청사에 있던 수목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식을 선택했지만, 상당수가 고사하면서 새로 구입해 심은 것이다. 도는 당시 수목 이식이 청사 정비사업 과정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윤슬관 건립과 주차장·차로 정비, 청사 경계 조정, 정화조 설치 등 공사가 진행되면서 기존 수목을 옮길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사업 부서 입장에서는 새로 심는 것이 시간과 예산 측면에서는 오히려 간단했을 수 있지만, 기존 수목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도는 청사 내 수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조경수 번호와 이름표를 부착하고 생육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는 한 그루의 나무도 소홀히 관리하지 않겠다"며 "도민의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수목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yr05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