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하다 팔에 멍' 유치원 교사 아동학대 무죄…세종 교육계 환영(종합)
법원 "돌발 상황에 교사가 상당 정도 재량 행사할 수 있어"
교육3단체 "정당한 교육활동 범죄 아니다…상식적인 판결"
- 장동열 기자, 김기태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김기태 기자 = 유치원에서 과격하게 행동하던 아동을 제지하다가 팔에 멍이 들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교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지역 교육계가 19일 일제히 환영을 표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구창모)는 이날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여성 A 씨(35)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강미애 세종교육감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침해받고, 교권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무죄 판결을 세종 교육가족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 직후 페이스북에 이렇게 밝힌 뒤 "그동안 해당 교사가 겪었을 심리적 고통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더 이상 위축되지 않고, 아동학대 신고라는 불안과 걱정을 덜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전교조도 이날 대전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위축된 교육 현장을 되살리고 교사들이 다시 당당한 교육자로 설 수 있게 한 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죄임을 확인받기까지 교사가 감내한 3년의 고통은 온전히 보상받을 수 없다"라며 "교사의 생활지도는 교육체계 안에서 객관적으로 다뤄야지 아동복지법의 기계적 잣대로 교사를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도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교사 상당수가 불송치·불기소 처분을 받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간 조사와 수사를 겪는다"며 "교사가 학부모 민원을 우려해 학생 지도를 포기하지 않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교사노조도 이번 판결에 대해 "학생 안전을 위한 교사의 교육적 개입이 형사처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예지 세종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결이 학생 안전을 위해 필요한 순간 교육적으로 개입한 교사가 형사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학생을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교육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교총도 "학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형사처벌로 쉽게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남윤제 세종교총 회장은 "교사가 학생을 보호하고 교육하기 위해 취한 정당한 조치까지 범죄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며 "교육적 판단을 존중하고 교육활동의 특수성을 법과 제도가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순간 아동학대 신고와 형사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교실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 법·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교사 A 씨는 2023년 세종시 한 유치원에서 당시 6세였던 B 양이 과격한 행동을 보이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팔에 멍이 들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A 씨는 피해 아동과 다른 원아들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적절한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었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보육 내지 훈육행위로서 사회 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교육 현장의 돌발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상당한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며 "해당 행위가 곧바로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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