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고사 막아라"…청주시 산림환경팀 직원들 '폭염 사투'

잎마름병 확산에 아침부터 방제작업…아스팔트 열기 체감온도 40도

폭염 속 가로수 방제작업 현장. 2026.8.7/뉴스1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오후는 너무 더워 작업을 할 수가 없어서 아침부터 가로수 방제작업을 합니다.

모든 것을 태울 듯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로수 고사를 막기 위해 뙤약볕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충북 청주시 공원산림본부 산림환경팀 기간제 공무원들이다.

지난 7일 오전 6시 50분쯤 청주시 임시청사 앞은 이른 아침부터 가로수 방제 작업이 한창이다. 펄펄 끓는 대낮 폭염이 시작되기 전에 은행나무 40그루에 물과 영양제를 섞은 약품을 줘야 해서다.

이날 산림환경팀 공무원들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는 가로수는 청주시 임시청사 앞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트모양 은행나무다.

은행나무는 병해충에 가장 강한 수종 가운데 하나지만, 최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잎마름병이 생겼다.

잎마름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며 주로 7월 중순부터 9월까지 나타난다. 감염된 나무는 쉽게 치료되지 않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결국 고사한다.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충분한 물과 함께 영양제를 챙겨주며 방제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청주시 공원산림본부 산림환경팀 소속 이동기 방제반장(76)과 직원들은 이날 차량탑재형 방제기를 따라다니며 은행나무 40그루를 방제했다.

강한 햇볕에 온몸은 금세 구슬땀이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주는 것은 햇빛 가림막이 달린 모자가 전부일 만큼 작업 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폭염 속 가로수 방제작업 현장. 2026.8.7/뉴스1

기온이 한창 오르는 오후에는 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덥기 때문에 작업은 아침에 모두 마쳐야 한다. 작업에 속도를 내다보니 몸은 배로 힘들다.

이 반장은 "원래 일과시간인 오전 9시부터 작업을 시작하는데 요즘은 더워서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부터 청주권을 돌아다니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무사히 임시청사 앞 작업을 마친 이들은 잠깐의 휴식도 없이 다른 곳의 방제작업을 위해 서둘러 장소를 옮겼다.

오전 8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송천교로 이동한 이들은 직선거리 약 5㎞ 구간인 육거리종합시장까지 가로수 방제작업에 들어갔다.

아직 오전이지만 기온은 32도까지 올랐다. 작업 공간이 도로 옆이라 아스팔트에서 내뿜는 열기를 더하면 체감온도는 40도 안팎까지 치솟는다.

잎마름병이 발생한 벚나무. 2026.8.7/뉴스1

1명이 차량을 운전하면 1명은 차량 뒤편에 올라 방제기를 직접 조종했다. 차량 안에 방제기를 조종하면 엉뚱한 곳을 방제할 수 있어 땡볕에 맞서며 작업할 수밖에 없다.

방제기를 조종하는 직원은 연신 땀을 닦으면서도 작업에 몰두했다. 방제기 조종 후에는 땀과 바람에 날린 약품이 온몸을 뒤덮는다. 고역이다.

이 반장은 "너무 더워 오전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예찰 활동을 한다"며 "가로수가 도시 미관의 상징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폭염에 타들어 가는 가로수를 살리기 위해 이 반장과 팀원이 안간힘을 쓴 지난 7일 오전 11시 청주의 기온은 36도를 훌쩍 넘었다.

청주시 산림환경팀 소속 기간제 공무원 16명은 오늘도 시민들에게 건강한 가로수 그늘을 선사하기 위해 뙤약볕 속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청주시 임시청사 앞 하트모양 은행나무 방제작업. 2026.8.7/뉴스1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