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재난 장마] 오송참사 3년, 충청권 재난대응 나아졌나
지하차도 차단 시설·통제 규정 강화…제방·하천 정비도
장마 앞 비상 체제 가동 "사각지대·매뉴얼 다시 살펴야"
- 김용빈 기자, 김낙희 기자
(충북·충남=뉴스1) 김용빈 김낙희 기자 = 2023년 7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국내 재난 대응 체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됐다.
제방 관리 부실과 늑장 통제, 기관 간 혼선 등 재난 대응 체계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각 지자체는 제2의 참사를 막겠다며 지하차도 자동 차단시설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을 확대 설치했고 재해위험지구 관리 강화와 대피 명령 체계를 재정비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각 지자체는 재난 취약 시설을 점검하는 등 위험 요인 사전 차단과 비상 대응 체계 가동에 나섰으나 사각지대는 없는지 다시 한번 살피고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반복 훈련과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송참사 이후 전국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국적으로 침수 위험이 높은 지하차도에 자동 진입 차단시설을 설치한 점이다. 당시 궁평2지하차도에는 차량 진입을 막을 물리적 차단 장치가 없었고 관계기관 사이에 상황 전파와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국토부는 2024년 침수 위험이 높거나 하천구역 최단 거리 500m 이내에 위치한 지하차도에 진입 차단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집중호우 발생 시 인력 통제에 의존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가 앞다퉈 지하차도 자동 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추진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오송참사를 직접 겪은 충북도의 대응이 가장 적극적이다. 도내 지하차도 40곳 가운데 의무 설치 대상인 24곳 모두에 자동 차단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궁평2지하차도에는 비상 상황 시 탈출을 돕는 핸드레일과 사다리 등 안전시설을 비롯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했다.
대전은 의무 설치 대상 40곳 중 24곳(60%)에 시설을 구축했고 나머지 16곳은 내년까지 차례로 설치할 계획이다. 충남은 의무 시설 23곳 중 16곳, 세종은 22곳 중 13곳에 차단기를 설치했고 올해 사업을 마칠 예정이다.
제도적 변화도 뒤따랐다. 지하차도 진입 통제 기준은 기존 침수 깊이 15㎝에서 5㎝로 대폭 강화했다. 정상 주행이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관할 타령에 책임을 미뤘던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로관리청과 읍면동, 경찰 등이 참여하는 지하차도별 4인 담당제를 시행하는 등 매뉴얼도 갖추게 됐다.
재난 대응 체계는 강화됐지만 위험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충청권 곳곳에 지정된 자연재해위험지구 상당수는 여전히 정비 중이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민안전24 누리집에 따르면 충청권 자연재해위험지구는 200여 곳에 이른다.
재해위험지구는 홍수나 태풍 등 자연현상으로 풍수해가 잦아 개선이 필요한 지역으로 침수위험지구와 유실위험지구, 취약방재시설지구 등으로 나뉜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시점이지만 위험지구 절반은 정비를 위한 첫삽도 뜨지 못했다. 매년 시급성을 따져 사업을 선정하지만 예산 부족과 보상 문제로 상당수가 뒷순위로 밀린다. 나머지 지구 역시 여전히 연차별 공사가 진행 중으로 정비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
제방과 지방하천 정비도 이뤄지고 있다. 충북은 미호강 등을 중심으로 제방 보강과 물길을 넓히는 준설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전은 갑천과 유등천 등 도심 관통 3대 하천의 퇴적토를 정비하는 준설공사를 우기 전 완료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는 기후 변화로 예상이 어려워지는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매뉴얼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도는 각 피해 유형별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위험지역 통제와 대피 기준을 수치화했다. 특히 읍면동장에게 주민 대피 명령권을 부여해 체계적인 통제와 대피 체계를 구축하는 등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재난정보시스템과 재난안전 통신망을 활용해 각 기간관 재난정보 공유체계를 갖춘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호우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충남도는 풍수해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도내 5905곳에 1마을 1 대피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상습 침수 지역 66개 지구에서 재해 예방 사업을 펼치고 제방 유실 위험이 큰 지방하천을 정비하는 등 위험 요인을 제거 중이다.
세종은 읍면동 단위 현장 대응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위험 지역 발굴과 예방 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시설 개선과 재난 대응 체계 구축은 이뤄지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없는지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재난 대응의 핵심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장에서 매뉴얼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예측이 어려운 재난 앞에 위험 신호를 공유하고 통제와 대피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매뉴얼 숙지와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in0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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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전국의 재난 취약지가 다시 시험대에 오릅니다. 기후 변화로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쏟아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반지하와 지하차도, 제방, 산불 피해지, 농경지와 섬 지역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1은 권역별 장마 대비 실태와 남은 위험을 점검합니다. 예고된 재난이 반복된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장의 준비가 충분한지 4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