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찢겼는데 전시는 계속"…아기동물 체험장의 충격 실태 고발
동물자유연대, 충북 단양 불법 전시시설 고발해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아기 동물 체험'을 내세운 전시시설에서 피부가 뜯겨 진피층이 드러난 기니피그가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동물보호단체는 해당 시설이 허가 없이 동물원을 운영해 온 불법 전시시설이라며 관계 당국에 고발했다.
5일 동물자유연대는 충북 단양군의 한 동물 전시시설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은 기니피그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시설 운영자를 동물보호법과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단양경찰서에 고발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동물원 등록 대신 '야생동물 전시 유예 신고'만 한 상태였다.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은 10종 이상 또는 50개체 이상의 동물을 전시할 경우 동물원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허가 대상이 아닌 시설이 야생동물을 전시할 경우 야생동물 전시 유예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단체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코아티, 라쿤, 다람쥐 등 10종이 넘는 동물이 전시되고 있어 사실상 동물원 허가 대상 시설에 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장 환경도 열악했다. 동물 전시장을 포함한 시설 전반에 걸쳐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동물을 관리하는 상주 직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주희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 활동가는 "해당 시설은 어린 동물을 중심으로 전시·체험하는 형태의 업체였다"며 "관람객이 입장료 5000원을 키오스크로 결제한 뒤 자유롭게 들어가 동물을 관람하고 먹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구조로 현장에는 상주 직원이 없어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장을 둘러보던 중 피부가 심하게 훼손된 기니피그를 발견했다. 단체에 따르면 시설 운영자는 구조된 기니피그를 포함해 전시 중인 동물들에 대해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거의 하지 않았다.
단체는 즉시 단양군에 신고하고 피학대 동물 격리 조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장은 "동물보호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왔지만 학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피학대 동물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활동가들이 사업주를 설득해 소유권 포기 동의를 받고 구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기니피그는 서울의 동물병원으로 이송됐다. 진료 결과 교상에 의한 중증 피부 손상과 폐렴이 확인됐다. 수의사는 장기간 반복된 교상으로 진피층까지 손상됐으며 손상 범위가 넓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렸다.
노 활동가는 "기니피그는 지속해서 무언가를 씹고 탐색해야 하는 동물인데 적절한 먹이 공급과 환경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이번에 구조된 개체는 무리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개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육 환경 자체가 동물들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번 개체가 구조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 전시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정 팀장은 "이번에 구조된 기니피그는 운 좋게 발견됐지만 같은 환경에 놓인 다른 동물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동물원수족관법이 개정된 뒤에도 지자체 차원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주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함께 전시동물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체험이 어떤 환경에서 이뤄지는지 관심을 갖고 비인도적인 동물 전시·체험 소비를 자제하려는 사회적 인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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