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세 어르신도, 아이 안은 엄마도…전국 투표소 소중한 걸음(종합)

나들이·출근 전 시간 쪼개 한표…휠체어 탄 환자도
"좋은 나라 만들고 싶어" "부모, 아이 모두 안심하도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광주 동구 계림1동 2투표소에서 자치구 내 최고령 유권자인 110세 김정자 어르신이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고 있다. 2026.6.3 ⓒ 뉴스1 박지현 기자

(전국=뉴스1) 김용빈 박지현 최창호 박민석 기자 =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인 3일 전국 투표소 곳곳에는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소중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투표에 참여했다는 110세 어르신부터 아이를 안은 엄마, 밭일과 나들이 전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까지 더 나은 삶과 지역 발전 열망을 담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전 9시쯤 광주 동구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어르신(110)이 딸의 부축을 받아 계림1동 2투표소를 찾았다.

노란 리본이 달린 지팡이를 짚은 김 어르신은 선거인 명부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한 글자씩 꾹꾹 눌러썼고 다시 딸의 부축을 받아 기표소로 향했다.

기표를 마친 김 어르신은 투표함에 직접 투표용지를 넣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1915년 12월 21일생인 김 어르신은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투표에 참여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

김 어르신은 "우리나라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며 "청년들이 놀지 않고 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생을 마칠 때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투표는 누구나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 충주에서는 2살 아기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엄마도 눈에 띄었다. 정휘진 씨(33)는 "부모와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 의료 인프라를 조성했으면 한다"며 "충주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는 휠체어를 탄 환자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표를 행사했다. 포항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환자 박모 씨(60대·여)는 "병원 바로 옆에 투표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 측에 투표하고 싶다고 하니까 의료진과 함께 투표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박 씨를 본 한 시민은 "한 표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좋은 사람이 선출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포항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휠체어를 탄 유권자가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최창호 기자

출근과 밭일, 나들이 등 일과에 앞서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도 있었다.

경남 거제시 장평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는 인근에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지역 특성상 유권자 상당수가 조선소 작업복 차림이었다.

이들은 투표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출근길에 올랐고, 일부 유권자들은 남은 휴일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작업 마스크를 착용한 김재석 씨(63)는 "회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일하러 간다"고 설명했다.

충북 보은군 투표소를 찾은 박 모 씨(65)는 "농사일 때문에 일찍 투표를 마쳤다"며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니만큼 많은 유권자가 투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 상당구 용암동 투표소에서 첫 번째로 투표를 마친 이 모 씨(80대)는 "등산을 가기 위해 오전 5시 30분에 투표소에 도착했다"며 "유권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전국 투표소 1만 4288곳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본인의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모바일 신분증의 경우 사진·성명·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된다.

오전 11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15.0%로, 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각 투표율(12.0%)보다 3.0%포인트(p) 높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