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 김선태가 있었다면 제천엔?…'제대로 망가진' 시청 공무원

제천시청 홍보단 '제천가요' 숏폼으로 인기몰이
숏폼 제작 5개월여 만에 100만뷰

분홍색 쫄쫄이 의상을 입고 머리에 닭 볏 모자를 쓴 채 '진지 모드'의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제천시청 공무원들.(제천시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우리 도시를 더 멋있게 홍보하는 것인데, 망가지는 것쯤은 일도 아니죠."

충북 제천시청 젊은 남녀 공무원들이 지역 홍보를 위해 제대로 망가지기로 했다.

그 중심엔 시청 홍보기획팀에서 근무하는 김서진 주무관(여·32)이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동료 공무원 9명과 재치 있고 기발하고 당차면서 재밌는 홍보 계획을 세웠다.

김 주무관과 나이 비슷한 젊은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경직된 문화와 철도, 시멘트 등 제천지역의 딱딱한 이미지를 어떻게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꿀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는 이런 고민을 공직사회와 함께 고민했고, 또래 공무원들은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이들은 곧바로 '작전 모의(?)'에 들어갔다. 머리를 맞댄 공무원들은 시대 흐름에 맞춰 "숏폼을 만들어 제천지역을 홍보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들의 숏폼 계획은 '일단 망가지자' 였다. 망가진 공무원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제천시청 홍보기획팀에서 근무하는 김서진 주무관.2026.5.18/뉴스1 손도언 기자

공무원들은 분홍색 쫄쫄이 의상을 입고 머리에 닭 볏 모자를 쓴 채 '진지 모드'의 영상을 촬영했다. 이들의 진지하고 유쾌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시선을 자극했던 이 영상은 조회수 '131만 뷰'를 찍었고, 숏폼 촬영 수개월 만에 100만 뷰를 기록했다.

이 영상을 본 한 시민은 "청풍호 벚꽃 축제를 홍보하는 데 왜 이리 진지하냐"고 웃음을 보였다.

또 다른 공무원은 한겨울 동절기 동파 방지와 한랭주의보를 주의시키기 위해 딱딱하게 언 면발을 나무젓가락으로 들어 보였다. 제천을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라고 부르는데, 그가 제천의 추운 날씨로 동파 위험을 강조한 것이다.

꽁꽁 언 면발은 애초 연출로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 면이 얼면서 더 사실적으로 제작됐다. 이 영상은 조회수 '43만 뷰'를 기록했다.

시청 '제천가요(제가요)' 홍보단이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숏폼'으로 제작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재밌고 따듯한 방식으로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청에 '충주맨' 김선태 씨가 있었다면 제천시청엔 '제가요' 팀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서진 공무원이 촬영과 편집을 맡고 나머지 공무원들은 기획을 맡아 이런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김서진 공무원은 "'제가요' 공무원홍보단의 평균 나이는 30대"라며 "평소에는 각 부서에서 일하지만, 시를 홍보할 때면 모두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해 재밌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홍보팀이 각 부서의 홍보 내용을 면밀히 알 수 없어 부족한 홍보를 이어왔다"며 "그러나 각 부서에서 모인 전문적인 공무원들이 숏품을 만들다 보니, 더 재밌고 더 자세하게 홍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