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필수 의료인력 부족…'예산 허덕' 지자체 지원 필요성 재부각
2024년 의료인력수당 예산 삭감 후 별다른 지원 없어
청주 응급 임신부 사고로 필수의료 지원 목소리 커져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충북 청주에서 응급 임신부가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해 태아를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필수 의료 지원 정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의료계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임신부 A 씨(30대)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약 3시간 20여분 만에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 이송됐으나 태아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도내에서 유일하게 신생아 중환자실(NICU)을 운영 중인 충북대병원은 고위험 분만을 담당할 전문의가 부족해 A 씨를 수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 내 필수 의료 분야(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인력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 의료인력 수당 지원 사업'을 추진했으나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사업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공의·전문의 당직 수당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도비 30%와 시비 70% 등 3억 240만 원 규모로 편성했다.
그러나 89회 청주시의회 2차 보건환경위원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법적 근거 부족과 다른 의료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당시 김현숙 청주시 상당보건소장은 "충북에선 필수의료인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를 담당하는 곳은 충북대병원 한 곳밖에 없고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수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선 최소한 당직비와 당직 수당이라도 지원해야 전문의나 전공의들이 해당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최소한의 금액을 편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1인당 당직 수당으로 환산하면 10만~20만 원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으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필수 의료진 확보는 요원하다는 절박감에 예산 승인을 요청했다.
다만 관련 사업 예산 삭감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지원책은 마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난해에는 의료 공백 사태와 전공의 사직 등으로 지원 대상이 없어 예산 편성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올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해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필수 의료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필수 의료 문제는 국가적으로 체계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 구축과 법 개정 등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인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청주 임신부 사고를 계기로 중증도별 모자 의료체계를 재정비하기로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일 충북대병원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어 "어느 지역에서든 안심하고 분만할 수 있는 임산부·신생아 의료체계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권역-지역 모자 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중증도별 모자 의료체계를 재정비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 인프라를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부터는 산모·신생아를 전원, 이송할 병원의 자원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신속하게 병원을 선정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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