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주 태아 받아 줄 곳 없었다"…청주 임신부 41곳 'SOS' 끝 사산
인근 충북대·충남대병원도 "불가"…복지부에 지원 요청
반복되는 응급환자 병원 찾기…"거리보다 수용 가능성 우선"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충북 청주의 30대 임신부가 응급 분반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29주 태아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소방 당국 등이 전국 40여 개 병원에 수용 요청을 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뉴스1 5월 2일 보도)
임신부의 출혈로 태아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긴급한 상황이었으나 하나같이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지역 필수 의료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7시쯤 임신부 A 씨(30대)는 출혈 증상을 보여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 같은 날 오후 11시 3분쯤에는 태아의 심박수가 떨어져 상급병원 전원이 급박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사전에 충북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 대전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 충청권 주요 대학병원에 전원을 요청했으나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의 신고를 받은 충북소방본부는 소방청과 보건복지부에 지원을 요청하며 전국 단위 병상 확보에 나섰다.
소방 당국은 통상 15분의 자체 수배를 진행한 뒤 중앙 지원을 요청하지만, 당시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해 12분 만에 전국 단위 수배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도권(서울 3곳, 경기 5곳, 인천 3곳), 충청권(충남 2곳, 충북 3곳), 영남권(부산 5곳, 대구 5곳, 경남 4곳, 울산 1곳), 호남권(광주 2곳, 전북 3곳, 전남 1곳), 강원 2곳, 제주 2곳 등 전국 41개 의료기관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주요 병원 대부분을 확인했지만, 수용 가능한 곳을 찾지 못한 셈이다. 결국 당국은 이 가운데 수용 가능 회신이 가장 먼저 도착한 부산의 동아대학교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했다.
A 씨는 신고 접수 약 3시간 20여분 만인 2일 오전 2시 25분쯤 병원에 도착해 수술받았으나 태아는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사례는 지역 의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임신부 B 씨(28주)가 병원을 찾지 못해 신고 4시간 만에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B 씨는 쌍둥이를 출산했지만, 이 가운데 한 명은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저산소증으로 숨졌다.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 분만 의료 체계 한계와 고위험 임신부를 담당할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실제 A 씨의 수용 가능 여부 의뢰 병원 중 한 곳인 충북대병원은 도내에서 유일하게 신생아 중환자실(NICU)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당시 고위험 분만을 담당할 전문의가 부족해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조산과 출혈이 동반된 상황은 고위험 분만에 해당해 산과 전문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시 당직이 부인과 전문의여서 진료를 볼 의사가 없어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충북대병원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충북대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는 산과 2명, 부인과 3명 등 모두 5명이다. 이 가운데 산과 전문의 1명은 해외 연수 중으로 결국 1명이 모든 응급 상황을 담당하는 셈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응급 상황 시 병원 선정은 거리보다 수용 가능 여부가 우선"이라며 "A 씨 이송 중에도 더 가까운 병원을 계속 확인했지만,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yr05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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