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취약지에 어린이 생태체험장 만드는 청주시…적절성 논란

2014년 산사태취약지역 지정…제재할 법적 근거 없어
청주시 "산지전용허가 문제 없어…사업구역 변경 고려"

상당산성 도시생태 휴식공간 조성사업 공사 현장.2026.3.22./뉴스1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 청주시가 산사태취약지역에 '어린이' 생태 체험 공간을 조성하면서 사업지 선정의 적절성 논란과 함께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사업 대상지가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어떠한 산사태 예방 보강 사업도 이뤄지지 않아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23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오는 7월 13일까지 상당구 명암동 24번지 일원 2개 필지에 '상당산성 도시생태 휴식 공간 조성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19억 원(도비 7억 6000만 원·시비 11억 4000만 원)을 들여 산3·산24 등 2개 필지 4033㎡에 광장과 정자, 데크길(545㎡), 선베드, 평상 등을 설치하고 관목과 화초류를 심는 사업이다.

사업은 청주시가 2023년 보은국유림관리소와 맺은 공동산림사업 협약 이후 2024년 충북도 '환경보전기금(생태계보전부담금) 지원 대상 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했다.

아이들의 생태 체험 교육장과 휴양 속 시민의 쉼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 사려니숲길과 같은 산림 속 휴양시설을 만든다는 게 청주시의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는 2개 필지 가운데 산3은 2014년 11월 11일 중부지방산림청으로부터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정 후 어떠한 산사태 예방 보강 사업도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사업을 진행하며 멀쩡한 나무 30그루를 베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 사이에선 사업 부지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시민은 "산사태취약지역에 생태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인근 상당산성 옛길 곳곳에 쉼터도 있는데 산림을 훼손하고 수십억 원을 써가면서 생태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

산림재난방지법(24조)은 산사태취약지역에서 행위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사방시설의 설치 거부 또는 방해 행위 등만 명시하고 있을 뿐 시설물 설치와 관련한 어떠한 규정도 없다.

청주시는 보은국유림관리소로부터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아무런 문제는 없지만, 사업 구역 변경을 고려해 보겠다고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했고 문제가 있었다면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산3의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상당산성 도시생태 휴식공간 조성사업장 인근 게시된 산사태취약지역 지정 현수막.2026.3.22./뉴스1 임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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