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성 고소"…학대 논란 아동시설 아이들 무더기 소년보호처분
학대 피해 10대 17명 주거침입·업무방해로 전과자 신세 전락
피해자들 과거사위에 진실 규명 요청…내달 시설 앞서 시위
-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2013년 아동학대로 논란을 빚었던 충북 제천의 한 아동복지시설 소속 10대들이 사건 직후 무더기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학대 피해자 등에 따르면 당시 제천 아동복지시설 소속 10대 아이들 17명이 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주거침입과 업무방해 등으로 이런 처분을 받아 전과자 신세가 됐다.
아이들의 소년보호처분은 아동학대 사건 이후인 2014년 10월부터 2026년까지 이뤄졌고, 시설장이 보복성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피해자 A 씨(여·20대)는 16살 무렵인 2014년 10월쯤 B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주거침입, 업무방해 등 5개의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경미한 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며 "(자신뿐만 아니라) 성인이 돼서 확인한 결과 시설 아동 17명이 아동학대 사건(아동학대) 이후 비슷한 혐의로 처분을 받아 전과자로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설에 대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설 피해자들은 소년보호처분 등 사건 발생 13년 만에 재조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곳에서 생활했던 피해자 24명은 지난달 26일 인권단체 고아권익연대 등을 통해 "과도한 처분 등과 아동학대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위원회에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피해자 10여 명은 다음 달 초쯤 이 시설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진실 규명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B시설은 2013년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이 드러나 아동학대 논란과 함께 시설장이 교체됐다.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이뤄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원생에게 생마늘을 강제로 먹이고 '타임아웃 방'이라는 독방에 원생을 일주일 이상 가두는 등의 학대가 드러났다.
당시 국가인권위는 시설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제천시에 시설장 교체 등을 권고했다. 시설장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7년 벌금 150만 원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시설장이 이 시설 운영을 다시 맡으면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특히 현행법으로 이 시설장의 재취업을 막을 방법이 없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사회복지사업법은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이 시설장도 형 확정 이후 5년이 지나 시설 운영을 다시 맡은 것이다.
A 씨는 "잊고 지내다가 시설장이 다시 B시설에서 근무하는 것을 알았다"며 "시설장의 복귀로 지금도 아픈 기억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장 복귀와 학대 피해 아동들의 무더기 소년보호처분 등과 관련해 B시설 관계자는 "얘기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현행법상 해당 시설장의 재취업에 문제가 없고 제지할 방법도 없어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k-55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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