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난방비 폭등…유가 급등에 시름 깊어진 시설농가
"자고 나면 손해 커져…난방비 부담 덜한 따뜻한 봄이라도 빨리 왔으면"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지금은 자고 나면 손해가 커져 있다. 기름값이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으니 어서 빨리 따뜻한 봄이 돼서 난방을 덜 하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치솟은 기름값에 난방비 부담이 커진 충북지역 시설하우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지역 농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딸기는 겨울철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평균 5~10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온도가 낮아지면 수정 불량으로 기형 딸기가 발생하거나 저온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청주시 청원구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요즘은 날씨가 따뜻해져서 겨울보다는 난방을 덜 하지만,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이나 저녁에는 영하로 떨어지기도 해서 걱정이 많다"며 "난방비가 부담되지만 추우면 딸기가 얼어 죽기 때문에 난방은 필수"라고 치솟는 기름값을 걱정했다.
난방 의존도가 높은 딸기 재배 특성상 연료비 지출을 줄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딸기 재배 농민은 "기름값이 계속 오르지만 딸기 품질을 유지하려면 난방이 필요하다"며 "보조금을 지원할 때 유가 상승을 반영해야 하는데 매번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른 농가의 사정도 비슷하다. 상당구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B 씨는 "그나마 겨울이 지나 한 달 난방비가 70만 원 정도지만, 한겨울에는 280만 원 정도까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우스 동이 많은 곳은 한 달에 난방비만 3000만 원씩 들어가는 곳도 있다"며 "얼마 전까지 실내 등유를 리터당 1200원 정도에 샀는데 지금은 400~500원씩 더 줘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내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기준 청주지역 실내등유 판매주유소 113곳의 평균 가격은 리터당 1509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고 가격은 2190원에 달했다.
농가들은 난방비 부담이 커졌지만 난방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하우스 내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 딸기 표면색이 변하는 냉해 피해가 발생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가산딸기 정회준 대표는 "딸기는 온도가 5도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방을 소극적으로 하면 저온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난방이 부족하면 딸기 크기가 작게 나올 수 있고, 가격 차이도 있다"며 "충분한 난방이 딸기를 크게 키우는 데 핵심"이라고 전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에 시도 때도 없이 오르는 기름값 걱정과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기름을 적게 사용하거나 지하수 등을 활용한 재배 시설로 바꾸는 농가도 있다.
딸기농장 라라팜 이서은 대표는 "주변에 난방비 때문에 힘들어하는 농가가 많다"며 "스마트팜은 초기 시설비가 많이 들지만, 기름을 쓰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가 경제적"이라고 전했다.
치솟은 기름값 걱정은 딸기 재배 농가뿐 아니라 토마토 등 시설 채소 재배 농가도 크다.
이들 농민은 하루빨리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난방비 부담이 덜한 따뜻한 봄날 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yr05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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