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생일·결혼기념일' 담은 단양 유암1리 이색 달력
○○○의 생일, △△△의 결혼기념일 등 주민들 소소한 일 가득
- 손도언 기자
(단양=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단양의 한 농촌 마을의 '이색 달력'이 온기를 전하고 있다.
27일 단양군 영춘면 유암 1리의 한 경로당. 벽면에 걸린 작은 달력이 주민들에게 잠시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달력에 담긴 것은 마을의 특별한 행사도 거창한 프로그램도 없다. 오직 '○○○의 생일, △△△의 결혼기념일' 등 주민들의 소소한 일들로 빼곡하다.
이 달력은 더 이상 날짜를 확인하는 수단이 아니다. 주민들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다.
유암1리는 2022년 행복마을 사업의 하나로 '그들만의 달력'을 제작했다. 사업은 종료됐지만, 주민들은 마을회비를 모아 자체적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달력 사진도 전문가 손길을 빌리지 않고 주민들이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마을 잔치, 경로당 풍경, 들꽃,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담아 채웠다.
유암1리의 마을 달력은 '서로를 다시 기억하자'는 주민들의 소박한 제안에서 출발했다. 달력이 걸린 이후 마을의 일상은 조금씩 바뀌었다.
생일을 맞은 어르신 집에 이웃이 들러 떡이나 과일을 건네고, 결혼기념일을 확인한 주민은 "오래오래 함께 살자"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생일을 기억해 준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게 하고, 결혼기념일조차 잊고 지내던 부부에겐 삶을 바꿔놨다.
단양군 관계자는 "유암1리 사례는 사람의 마음이 공동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작은 아이디어가 고령화 시대 농촌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k-55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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