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출판기념회 봇물…유권자들 '피로감' 호소
총선 2년 만에 앞다퉈 개최…'선거자금 마련 창구' 지적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선거철 합법적인 선거자금 조달 창구로 전락한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대한 충북 등 지역사회의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총선 때에 이어 2년 만에 지방선거를 핑계로 또다시 '책 판매'가 이뤄지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서승우 국민의힘 상당구당협위원장은 오는 24일 '같은 나라 다른 생각'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서 위원장은 "같은 나라에 살면서 다른 생각과 이념으로 겪는 사회적 갈등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공존 해법을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장은 2년 전인 2024년 1월엔 자서전 '대통령들의 남자'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등 3명의 대통령 눈에 띄어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으로 일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 위원장은 당시 4·10 총선 청원구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후 그는 정우택 전 의원이 돈봉투 수수 의혹으로 공천 취소 결정을 받자, 상당구로 지역구를 옮기는 '와일드카드'를 얻었으나 결국 낙선했다.
출판기념회는 올 6월 지방선거 투표 선거일 90일 전인 오는 3월 5일까지 가능하다. 이는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정치 철학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대놓고 정치자금을 모금하거나 형식적인 세 과시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많다.
출판기념회 때 축하금 형식의 돈봉투를 주고받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모금액 제한이나 선거관리위원회 신고 의무도 없어 책 정가보다 통상 5~10배 많은 돈이 출마 예정자에게 건네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출마 예정자들이 본선 완주까지 한다면 모를까 공천 탈락 등으로 중도 퇴진하면 '먹튀' 논란이 일기도 한다.
지지자나 유권자들도 선거철 출판기념회가 달갑지만은 않다. 책을 몇 권을 사야 할지, 얼마를 내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유권자는 "주변에서 보통 5만 원이나 10만 원을 내고 책 1권 정도 갖고 오는데, 공천도 받지 못해 중도 탈락하면 아까운 생각이 든다"며 "지역 이슈를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나 토크 콘서트 같은 대화의 장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행열 전 청와대 행정관은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유 전 행정관은 "지난 총선 때 출판 기념회를 했고, 또다시 한다는 게 눈치가 보인다"며 "사실상 지지자들에게 신세 지는 것인데, 이번엔 정책 토론회 등으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북지사 선거를 준비하는 송기섭 진천군수는 오는 17일 출판 전시회를, 신용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 부위원장은 31일,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2월 7일에 각각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김성근 전 부교육감은 24일, 충주시장 선거에 출마 예정인 권혁중 전 문화체육관광부 서기관은 16일 각각 북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권 전 서기관은 2023년 12월 14일 총선을 앞두고도 출판 기념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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