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 동원 충북 기초의원 '한마음대회'…현수막만 600만원

청주시의회 주도 행사 결산 내역 살펴보니

충북 시군의회 한마음대회.(청주시의회 제공)/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시군 기초의원들이 청주시의회가 주도한 '한마음대회' 하루 행사비로 7400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카메라 중계와 치어리더, 의전 도우미, 대형 현수막 등 불필요한 요소도 포함돼 '과시성 사치'라는 논란도 제기된다.

16일 청주시의회 사무국에서 제공한 결산 내역을 보면 지난달 18일 청주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400여 명이 참가해 치러진 한마음대회 행사비로 7410만 원을 집행했다.

이 행사는 충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이 제안해 올해 첫 행사로 치렀고, 도내 시군 의회를 돌아가며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비는 행사를 주도한 청주시의회에서 5000만 원, 나머지 10개 시군 의회에서 300만 원씩 모두 8000만 원을 조달했다.

오찬, 간식, 내빈 다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돈을 쓴 부분은 무대장치다. 줄다리기, 제기차기 등을 하는 의원들 모습을 생중계하기 위해 LED 전광판과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1240만 원을 썼다.

다음으로 대형 현수막과 경품권, 경품함 등을 만드는 데 960만 원을 사용했다. 11개 시군의회를 4개 팀으로 나눠 팀과 의회 명칭을 넣은 대형 현수막 등을 만드는데 600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충북 시군의회 한마음대회.(청주시의회 제공)/뉴스1

이어 천막과 의자, 탁자, 경기용품을 빌리는 데 790만 원을 썼고, 행사총감독·음향감독·이벤트MC·개회식MC·치어리더·의전도우미 등을 부르는 데 690만 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내빈 꽃장식, 수상자 꽃다발, 경품, 대회기 등을 맞추는 데 634만 원을 집행했다. 행사 당일 한 번 입는 의원들 조끼도 제작하는 데 319만 원을 썼다.

행사장이 춥다는 민원이 들어와 급하게 140만 원을 들여 난로 10대도 빌렸다. 시상금으로 480만 원, 기념 수건 제작 314만 원이 들어갔고, 다회용기를 분실해 11만 원을 변상하기도 했다.

청주시의회는 그나마 낭비성 요인을 최소화해 최대한 검소하게 치렀다고 항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리적 한계성이 있는 독립 기초자치단체에서 이 같은 화합 행사가 시군의회 간 어떠한 시너지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도내 한 자치단체 공무원은 "광역시 산하나 도내 전체를 아우르는 국회의원이라면 모를까 개별 의회 의원들이 모여 어떠한 협치를 이뤄낼지 모르겠다"라며 "세금 수천만 원을 들여 치르는 행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