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악성 민원 2023년 14건→올해 46건 '3배 증가'…대책은?
행정복지센터 행정민원팀장만으론 '역부족'
청주시 "내년부터 전담 인력 1명 채용할 계획"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 청주시의 악성 민원인이 2년 전보다 3배 이상 많아졌지만, 관련 매뉴얼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행정복지센터는 경찰 신고 외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23일 청주시의 악성 민원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 발생한 악성 민원은 모두 76건이다. 연도별로 2023년 14건, 작년 2024년 16건에 이어 올해는 10월까지 46건으로 2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유형별로는 폭언이 44건(57%)으로 가장 많았고, 협박 18건(23%), 폭행 8건(10%) 등 순으로 집계됐다.
청주시는 악성 민원 해결을 위해 행정안전부의 '민원인의 위법행위·반복 민원 대응 방안'을 따르고 있다. 해당 매뉴얼에는 악성 민원인이 방문했을 때 △녹음·녹화 △진정 요청과 법령 저촉 사항 경고 △민원인 퇴거 요청·경찰 신고 순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증거 수집과 진정 요청, 퇴거 요청은 강제할 수 없어 결국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청원경찰이 없는 행정복지센터는 악성 민원에 더 취약하다. 청주시는 각 행정복지센터 행정민원팀장을 악성 민원인 전담 인력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이들만으론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다가 '현실성 없는' 매뉴얼 때문에 악성 민원인이 방문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낮 12시 30분쯤엔 A 씨(50대)가 술에 취한 채 냄비를 머리에 쓰고 서원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그는 미리 준비한 빗자루를 손에 쥔 채 직원과 민원인들에게 위협을 가했다.
당시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던 A 씨는 유치장에서 풀려난 뒤 다시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주민등록등본 200장을 떼달라"고 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결국 구속됐다. 그는 '기한 만료'를 이유로 민생 회복 소비쿠폰 신청·발급을 거절당하자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한다.
청주시는 이처럼 악성 민원이 계속되자 전담 인력 채용까지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공무원노조에서 악성 민원 전담팀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인건비 등 예산 문제로 전담팀 구성은 힘들고 내년부터 전담 인력 1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ang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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