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모자보건센터 건립 속도에 "실효성 따져봐야"

MBC충주방송국 자리에 지으려면 500억 소요
의료계 "시설보다 인력 확충 방안에 노력해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자료사진)/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모자보건센터 건립을 서두르는 가운데 실효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충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모자보건센터 후보지 5곳 중 1곳을 모자보건센터 대상지로 잠정 결정했다.

모자보건센터 대상지로 유력한 곳은 전 MBC충주방송국 자리다. 이곳에 모자보건센터를 건립하려면 용지 매입비를 포함해 500억 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자보건센터의 실효성 논란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일단 모자보건센터 건립 취지는 시민에게 임신부터 출산, 산후조리, 소아 진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거다.

충주에는 현재 산부인과가 병원 2곳, 의원 5곳에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병원 2곳, 의원 7곳이 있다. 24시간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와 야간·휴일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는 각각 1곳에 불과하다.

모자보건센터를 건립하면 24시간 분만하는 산부인과와 야간·휴일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가 입주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산후조리원이 같이 있는 게 모자보건센터다.

응급 출산은 기존 산부인과 1곳이 충분히 수요를 담당할 수 있다는 게 지역 의료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야간·휴일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모자보건센터를 지을 예산이 있다면 기존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해 야간·휴일 진료를 유도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따로 건설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당장 지역 소아과 의사들 평균 연령이 60대라서 10년 뒤만 해도 소아과 의사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시설보다 인력 확충에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충주시 모자보건센터 건립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충주시 장기 계획에 없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차기 시장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