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원 가족 환경미화원에게 갑질' 의혹 논란

A 환경미화원 "쓰레기용기 줄 수 없다 하니 격한 반응'
군의원 "페이스북 내용 사실과 달라…대응 방법 찾겠다"

음성군 환경미화원 갑질 의혹 제기한 페이스북 캡처./뉴스1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음성군의회 의원 가족과 공무원이 환경미화원에게 갑질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20일 민주연합 노조 음성지부에 따르면 한 달 전 환경미화원 A 씨는 B 식당에 음식물 쓰레기 수거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사실 B 식당은 음식물쓰레기 감량사업장이라서 처리 계획에 따라 쓰레기를 배출해야 하는데 평소 쓰레기 배출량이 적어 환경미화원들이 관행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해 왔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환경미화원 A 씨는 식당 사장에게 규정상 음식물쓰레기 용기를 가져다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감량사업장은 음식물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하거나 허가받은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처리해야 한다.

그러자 식당 사장 C 씨는 "단속 권한도 없는 사람이 와서 뭐 하는 거냐"며 "왜 남의 사업장을 두리번두리번하냐"고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큰 소리가 나자 식당에서 군의원 D 씨가 나오더니 "(군청) 담당자가 누구냐"라고 묻기도 했다. 환경미화원들은 "모른다"고 답하고 현장을 떠났다. C 씨는 D 씨의 아버지다.

다음날에는 군청 담당과장 E 씨가 다른 직원과 함께 찾아와 자초지종을 들은 뒤 "혹시 같이 가서 식당 주인 C 씨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환경미화원에게 물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위탁 근로자에게 원청 공무원이 찾으면 습관처럼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며 "정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실이 노동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 과장은 "민원인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당사자들이 거부해 혼자 사과하고 왔다"면서 "이번 일은 군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라서 생긴 일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D 의원은 "A 씨가 식당에 돌아오며 '주인장 누구냐?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고 말해 아버지가 따진 것으로 안다"며 "페이스북 내용이 사실과 달라 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