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건전성 개선' 충북개발공사 난제 산적…신임 사장 역할 주목

경영평가 부실 대책 등

김순구 충북개발공사 사장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김순구 신임 충북개발공사 사장이 4일부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신임 사장이 재무 건전성 개선 등 개발공사가 마주한 현안과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 신임 사장이 취임과 함께 가장 먼저 마주한 숙제는 경영실적 개선이다.

개발공사의 당기 순이익은 100억 원대 초중반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지난해 53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부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0년 122.5%에서 지난해 174.2%로 증가했다. 내년부터 진천 혁신 스마트밸리와 청주 클래식 스마트밸리 등 신규 사업을 본격 착수함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7년에 3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개발공사는 분석하고 있다.

개발공사가 조성한 주요 산업단지의 분양률도 저조하다. 현재 공정률 42%인 청주 그린 스마트밸리 분양률은 4.2%에 불과하다. 음성 휴먼 스마트밸리(공정률 89.7%) 분양률은 55.0%, 2023년 준공된 동충주산단의 분양률은 45%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개발공사는 행정안전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매년 중하위권에 머무는 만큼 평가 대책 수립도 필요하다.

김순구 사장은 취임식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공사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꼽으면서 사업지구 개발 일정 철저 관리, 재고자산 매각, 재무 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공사 안팎에서는 올해 초 새롭게 채용한 '고문'직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고문은 기간제 전문계약직으로 공사 내 유일한 1급 자리다. 사장 다음으로 가장 높은 급수임에도 결재권은 없고 조직 내 역할도 불분명해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채용 전부터 김영환 충북지사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위한 자리라는 뒷말도 돌았다. 예상대로 김 지사의 역점사업을 중점 추진했던 도 국장 출신이 최종 낙점되면서 일부 직원들은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반대로 기술 자문은 물론 향후 인사 적체 해소와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필요한 자리라는 의견도 있다.

고문은 공사에서 유일하게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도로 및 항공 기술사 국가 자격증을 갖고 있다. 공사가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 등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러 기술 자문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전문계약직이지만 1급을 채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동안 개발공사에는 1급 자리는 없고 2급은 단 두 자리뿐이었다. 1급을 채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면서 2급도 다섯 자리 늘렸다. 향후 1급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진급 기회가 더 많아져 인사 적체 해소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임 사장과 개발공사 2인자인 본부장의 불편한 관계를 우려하는 분위도 감지된다. 본부장은 사장 공모에 참여해 최종 2인 후보에 올랐으나 경쟁에서 밀렸다.

사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둘이 벽 하나를 두고 동거 관계를 이어가게 되면서 일부 직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경쟁 관계였던 사장과 임원 간 공생이 가능할지, 고문직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관계 개선과 구체적인 역할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김 지사의 지시로 추진한 휴담뜰 리사이클링과 도립파크골프장 조성 등 각종 위수탁 사업과 코스트코 입점 추진 대응 등도 주요 과제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