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정문에서 악기 든 제천 교사들…'따뜻한 사제 동행'

'음악으로 소통한다' 매주 화요일 밤에 모여 '음악연습'

제천지역 동행 교사 음악 동아리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2025.10.2/뉴스1 ⓒ News1 손도언 기자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 교사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2025.10.2/뉴스1 ⓒ News1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지난달 30일 오후 8시쯤 충북 제천시 의림여자중학교의 한 교실에 음악 연주자들이 한데 모였다. 8명의 연주자는 악보를 보며 각자의 악기로 연습을 이어갔다.

일부 연주자는 다른 연주자들에게 개인 지도를 해 줬고, 한쪽에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연습을 이어갔다. 이들의 음악 연습은 진지했고, 밤이 늦도록 이어졌다.

이들은 제천교육지원청 동행 교사 음악 동아리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이다. 교사들로 구성된 연주자들은 음악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공감대 형성 등 '사제 동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성숙 제천여고 교감(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은 "아이 엄마로, 아내로 바쁜 저녁이지만 인근 학교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음악연주를 하면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 교사가 제천 의림여중에서 늦음 밤까지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2025.10.2/뉴스1 ⓒ News1 손도언 기자

음악 동악리 교사들은 등굣길에서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마을과 연계한 음악 연주 봉사 활동, 각종 교육 행사 등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교사 12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제천여고, 제천제일고, 제천여중, 의림여중, 제천 장락초 등 현직 교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바이올린과 첼로 등을 연주하는 '아마추어 연주가'들이다.

2021년 3월에 창단한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은 현재 5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사 음악인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의림여중에 모여 연습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동아리 발표 연주회 등으로 활동해 온 이들은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학교 교실이 아닌 교실 밖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공연복을 잘 차려입은 교사들은 등굣길 학교 정문에서 바이올린 등 각자의 악기를 들고 아름다운 클래식 연주를 해 오고 있다.

이서경 제천 의림여중 교사(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는 "학교를 돌며 순회하는 등굣길 연주는 학생들에게 '기후의 위기'를 알리는 데 목적을 뒀다"며 "기후 위기는 어찌 보면 단순한 주재로 보이지만 우리 미래 세대가 실천해야 할 가장 큰 주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영역을 넓혀 마을 주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딱딱한 교육 현장에서의 음악은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믿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듀패밀리 클래식 앙상블' 소속 교사들이 제천 의림여중에서 늦음 밤까지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2025.10.2/뉴스1 ⓒ News1 손도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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