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북 '천고'?…영동국악엑스포 국악주제관 전시 혼란
사전 홍보와 달리 '법고' 전시…관람객들 "졸속 준비"
조직위 "천고 체험 유도 차원…오해 부분 보완 조치"
- 장인수 기자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 국악주제관 천고각 내 모형 '천고(天鼓)'를 두고 관람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3일 영동세계국악엑스포조직위에 따르면 다음 달 11일까지 펼쳐지는 국악엑스포 행사장에 2개 전시관을 나눠 운영 중이다.
1전시관 국악주제관·세계음악문화관, 2전시관 미래국악관으로 나눠 구성했다. 전시관의 전체면적은 3100㎡ 규모다.
이 중 국악주제관에는 난계 박연의 출생지이자 국악의 본고장인 영동에서 국악엑스포 개최 의미를 설명한다. 고대 제천의식에서부터 시작한 우리 고유의 음악이 현대로 전승되어 K-컬처의 뿌리가 되는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조선 궁궐, 처용무, 근대식 극장, 천고각 등을 모티브로 한 입체적 포토존을 제공해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조직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천고 존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북 '천고'의 모형이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조직위가 인쇄한 세부 실행계획 전시연출 계획에도 '천고'라고 표기했다.
천고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상징하는 국악기다.
영동군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전문가에 의뢰해 제작한 '천고'는 울림판(북 지름) 5.54m, 울림통(북 몸통) 길이 5.96m, 울림통 둘레 6.4m, 무게 7톤에 이른다.
2019년 10월 영국 기네스 월드 레코드측이 이 천고를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인증한 뒤 기네스북에 기록했다. 이 천고는 영동군 심천면에 위치한다.
그러나 천고존에 전시한 것은 모형 '천고'가 아닌 '법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고는 사찰에서 주로 사용하는 북이다.
조직위 측은 최소한의 예산을 들여 국악엑스포를 준비하다 보니 천고 모형 제작이 아닌 법고를 국가유산청에서 대여해 전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람객 김모 씨(57·대전 동구)는 "천고로 알고 북을 치며 소원을 빌었는데 법고였다니 황당하다. 사전 홍보와 맞지 않게 전시한 것은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부추기는 졸속 준비"라며 씁쓸해했다.
조직위 측은 "전시관에 구성한 천고와 천고각은 관람객들에게 심천면 소재 천고를 체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보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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