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추모 조형물 설치 여부 11월 회기 땐 결정되나?

유족들 "예산 삭감, 조형물 혐오시설로 판단한 것"
이양섭 의장 "도와 소통 부족, 공감대 형성 자리 마련할 것"

이양섭 충북도의장이 22일 의장실에서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추모 조형물 예산 삭감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2025.9.22./뉴스1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추모 조형물 설치 여부가 충북도의회 11월 회기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참사 유족들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조형물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충북도의회를 찾아 예산 복구를 촉구했다.

최은경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이양섭 충북도의장에게 "참사 이후 2년이 지났는데 이 의장을 이 자리에서 처음 봤다"며 "조형물 예산 삭감 이유를 듣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최 공동대표는 "도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안다"며 "충북도와 많은 협의를 거쳐 도청에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는데 예산을 삭감한 건 이를 혐오시설로 판단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의 '일하는 밥퍼 사업' 예산 10억 원은 부활시켰으면서 추모비 설치 예산 5000만 원을 삭감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 의장은 "도에서 예산을 올리기 전 상임위원회(건설환경소방위원회)와 먼저 협의가 돼야 했으나 결과적으로 예산이 삭감됐고 2차 추가경정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부결됐다"며 "상임위에서 삭감이 됐으면 예결위에서는 통과가 돼야 하는데, 추모비 설치를 안 해주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은경 오송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가 22일 이양섭 충북도의장을 만나 추모 조형물 예산 삭감 이유를 묻고 있다.2025.9.22./뉴스1 임양규 기자

협의회 측은 조형물 설치 장소를 도청으로 해야 하는 이유도 피력했다.

최 공동대표는 "2년 만에 협의된 장소가 도청인데 예산 삭감으로 이마저도 원점이 됐다"며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가족이 돌아오진 않지만, 적어도 도내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고 경각심을 갖길 바라는 유족들의 심경을 알아봐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그간 집행부와 의회 간 소통이 안 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3차 추경 예결위 전에 자리를 만들어 유족들을 초대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6일 도의회는 42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 5000만 원을 포함해 15억 8000만 원을 삭감한 2회 추경안을 의결했다.

3차 추경 예결위는 오는 11월 중순 열릴 예정이다.

22일 오송참사 유가족들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조형물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충북도의회를 찾아 예산 복구를 촉구하고 있다.2025.9.22./뉴스1 임양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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