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돈봉투 의혹' 피의자 입건…경찰 수사 속도

압수수색 이어 통화·진술 확보…"500만원 전달" 진술도 나와

김영환 충북지사./뉴스1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의 '돈봉투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압수수색에 이어 핵심 인물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자 진술 등 모든 정황이 김 지사의 금품수수 가능성을 가리키지만, 아직 직접적 증거는 없는 상태다. 이것을 확보하는 게 경찰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피의자 입건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지사를 비롯해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과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일본 출장을 떠나기 전 도청 집무실에서 윤현우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네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윤 회장이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과 각각 250만 원을 마련해 김 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한다.

경찰은 지난 21일 도청 집무실과 비서실, 윤 회장과 윤두영 회장이 운영하는 제조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 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윤 회장과 관련자들의 통화 녹취를 확보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통화·진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 회장은 일본 출장길에 오르기 하루 전인 지난 6월 25일 밤 윤두영 회장과 통화하며 "우리 둘이 두 개 반씩 해서 다섯 개 만들어드리자"고 말한 직후 김 지사와도 1분 15초간 통화했다. 다음 날 윤 회장은 실제로 도청을 찾아 김 지사와 약 10분간 면담했다.

윤 회장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의 회계담당 직원 A 씨는 지난 주말 이뤄진 참고인 조사에서 "윤 회장 지시를 받고 회사 계좌에서 500만 원을 인출해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고 있다.

혐의 부인

당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현우 회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돔구장 건립 문제만 논의했을 뿐 돈 봉투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 역시 서류 봉투를 건네받았지만, 금품은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윤두영 회장은 "문제가 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포렌식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 지사와 윤현우·윤두영 회장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