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주장…"교통체계 흔드는 큰일 날 소리"
일부 시의원 "복합개발 교통문제 이전해야"
이전 땐 환승체계 불편…도시계획 재수립도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매각을 앞둔 충북 청주시의 공용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참에 이전해야 한다는 일부 시의원의 주장이 지역 교통체계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1999년 3월부터 운영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토지·건물(일반재산)을 매각하는 내용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오는 28일 시의회에서 심의받는다.
공유재산인 터미널 토지·건물의 대부계약이 끝나는 2026년 9월 19일 추가 연장 없이 이를 매각해 인근 고속버스터미널과 같은 방식으로 상업, 교통, 주거 등을 갖춘 민간 복합 개발을 추진하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부 시의원은 졸속 매각이라며 교통·상권·도시계획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수요와 현재의 교통체증 등을 고려해 터미널을 자신의 지역구인 서원구 쪽으로의 이전을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터미널 이전 주장을 '큰일 날 소리'라고 평가한다.
여객자동차 운수 업계에서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전하면 인근 고속버스터미널과 환승 체계는 끝이라고 지적한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길만 건너면 시외-고속 터미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둘 중 한 곳이라도 사라지면 환승 체계는 무너져 이용객 불편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외-고속버스를 함께 이용할 상황이라면 택시나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환승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통체계를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시외-고속 버스터미널 중 한 곳이라도 이전하면 이용객의 환승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터미널로 인한 교통 혼잡도 지적하는데 교통 중심 축이니 당연히 혼잡할 수밖에 없고 전국 모든 터미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터미널을 이전하면 30년을 내다보고 법정 계획으로 수립한 도시계획도 다시 기획해야 한다. 도시계획에 담긴 광역교통망은 현재 시외-고속 버스터미널을 중심축으로 만들어 이를 외곽 또는 다른 도심으로 이전하면 도시계획은 모두 틀어지게 된다.
대전~세종~청주를 연결하는 충청권공역철도(CTX)도 꼬인다. 올해 연말 발표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길 것으로 기대하는 CTX 노선은 연계성을 고려해 시외-고속 버스터미널 앞을 통과하는 방향으로 구성되고 있다.
만약 시외버스터미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면 CTX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청주시 관계자는 "터미널을 이전한다면 교통 중심축을 반영해 만든 도시계획은 다시 수립해야 하고, 연말 반영이 기대되는 CTX 역시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설사 터미널을 이전한다고 해도 민간 투자자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소규모 농촌지역을 제외한 포항, 천안, 전주, 부천 등도 터미널은 민간에서 소유·운영권을 가지고 자치단체는 감독권이 있다.
현재 시유지에 있는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을 폐쇄한다면 민간 투자자가 다른 곳에 이를 건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규모를 유지하려면 토지 매입과 공사비로 700억 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터미널은 사양산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향길을 걷는 상황에서 수백억의 위험 부담을 안고 새로운 부지에 신축 건물을 지어 운영할 민간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26년 넘도록 같은 모습으로 낡아만 가는 터미널을 현재의 위치에 새롭게 만들어 이용객 편의 제공은 물론 교통·문화·상업·주거가 어우러진 관문으로 개발하려는 청주시의 계획이 일부 엉뚱한 발상에 의해 차질을 빚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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