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몰린 전통시장…'육거리야시장' 도심형 축제로 확장
4만3000명 방문, 6억5000만원 매출…다음 달도 운영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설문조사서 추천 1위 전통시장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전통시장이 다시 뜨고 있다."
자연·휴양형 관광보다 도시 체험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여행 트렌드 변화 속에 전통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청주시가 시범 운영한 '육거리야시장'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6월 13일부터 28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육거리시장 일대에서 '만원 야시장'을 시범 운영했다. 총 6회에 걸친 행사에는 4만 3000여 명이 방문했다. 누적 매출액은 6억 5000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차당 평균 7000명 이상이 야시장을 찾았고, 1회당 평균 1억 원 규모의 소비가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셈이다.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판매에 그치지 않았다. 푸드트럭과 이동식 판매대, 플리마켓, 노점 등 총 204개 팀이 교대로 참여했고 캠핑존과 공동 취식 공간, 버스킹 무대, 게임존까지 갖추며 다양한 야간 콘텐츠를 제공했다.
운영에는 공무원과 재단 직원, 상인회, 단기 인력 등 238명을 투입했다.
'만 원으로 치킨과 맥주를 즐긴다'는 콘셉트는 20~30대 청년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행사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1인당 만 원이면 배부르게 먹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완전 가성비 굿"이라고 말했다.
실제 1주차장 앞 캠핑존은 가족 단위와 청년층으로 연일 북적였고, 꼬치와 닭강정, 주먹밥 등 야시장 메뉴는 줄을 서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 같으면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데 야시장 날은 손님이 다섯 배는 더 온다"고 말했다.
성안길 상인회도 "유동 인구가 많아지고 생필품을 사가는 손님도 늘었다"며 "기존 행사보다 매출이 많았다는 얘기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인 여행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2025 국내 여행지 추천 조사'에 따르면 여행자와 현지인이 가장 많이 추천한 여행자원 1위는 전통시장(39.1%)이었다. 이어 지역축제(32.4%), 산·계곡(32.0%), 유명 음식점(27.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SNS 인증에 적합하고 실속 있는 소비가 가능한 전통시장과 도시형 콘텐츠가 MZ세대의 '도심 여행 놀이터'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휴양형 자원이 강세지만 체험과 소비 중심의 도시 여행자원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청주의 육거리야시장은 트렌드와 지역 현실을 결합한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꼽혔지만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에 밀려 쇠락하던 시장이 만 원으로 구성한 체험형 콘텐츠와 야간 분위기 조성으로 청년층을 다시 끌어들였다.
물론 과제도 있다. 야시장 운영에 따른 교통 혼잡, 인근 상권과의 연계 부족, 예산·인력 구조의 안정화 필요성 등이다. 행사장은 주차장을 활용해야 했고, 일부 시간대에는 혼잡으로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구조는 단기 인력과 자원봉사에 의존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조직적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야시장은 전통시장이 단순한 장보기 공간을 넘어 도심형 관광 콘텐츠로 변모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충북 단양처럼 지역 명소와 시장을 연계한 체험 관광으로 지자체별 순위가 상승한 사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청주시는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중순부터 겨울까지 야시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육거리상인회가 자립해 운영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시민의 반응, 소비 효과, 지역 상권과의 연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정기적인 축제로 만들 방침이다.
* 이 기사는 청주시의 지원으로 기획됐습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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