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분원 충북 유치…문화계 "경쟁보다 힘 모아야"

도내만 3개 지자체 경쟁…다른 지역 선정 우려
지역 문화계 "경쟁력 분석과 충북도 중재 필요"

국립국악원 충주분원 유치 시민추진단 발대식.(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 도전하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충주시에 따르면 최근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 200명이 참여하는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 시민추진단을 조직했다.

충주시는 앞으로 시민추진단과 함께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는 충북에서만 충주시와 제천시, 영동군이 경쟁한다. 전국적으로는 경북 경주와 제주특별자치도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충주시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과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전략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과 협약해 국악 콘텐츠 기반 문화산업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제천시는 가칭 '국립국악원 제천분원' 설립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분원 기획단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치권과도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동군은 조선시대 악성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회에서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현재 국립국악원 분원은 전북 남원과 진도, 부산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번에 충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충북 도내 자치단체 간 경쟁이 자칫 지역 간 갈등으로 번져 오히려 다른 지역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체부도 국립국악원 분원 지역 분산의 필요성에 공감하나 입지 선정은 국악 보급과 전통예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국립국악원 충북 유치를 위해 경쟁보다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해 보인다"며 "지역별 경쟁력 분석과 충북도의 중재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 충북혁신도시에 문을 여는 국립소방병원이 지역 협력의 대표 사례다. 전국적으로 유치전이 과열될 때 진천군, 증평군, 괴산군은 음성군에 힘을 실어 줬고, 음성은 6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소방병원을 유치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