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풍기도 소용없어요"…충북서 더위 먹은 닭·오리 떼죽음

영동서 닭 2만5000마리 집단폐사 등 피해 속출
도, 온도 조절 설비·고온 스트레스 완화제 등 지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양계장에서 직원이 폐사한 닭을 정리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축사 안 온도계가 아침부터 36도를 넘겼어요. 닭들이 바닥에 픽픽 쓰러져 숨을 헐떡이며 죽어 가고 하루하루가 고비입니다."

충북 영동에서 양계장을 하는 이모 씨(65)의 볼멘소리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충북지역 축산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충북에서는 닭과 돼지 등 모두 3만 1178마리의 가축이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닭이 2만 7688 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리 3341마리, 돼지 149마리 순이다.

영동군 용산면의 한 양계장에서는 지난 8일 2만 5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전체 26만 2800마리 육계를 사육하는 이 양계장은 현재 출하를 진행 중이나 폐사 개체가 계속 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한 축산농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며 폭염에 따른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김영환 충북지사는 전날 도내 축산농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폭염에 따른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10일에는 용미숙 충북도 농정국장 주재로 도내 11개 시군 농정부서장이 참여한 가운데 '폭염 대응 추진상황 점검 영상회의'도 열었다.

충북도는 축사 온도 조절 설비,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와 비타민제 지원하기로 했다. 시군 담당 공무원과 폭염 취약 농가 1대 1 매칭 담당제도 운영한다.

김 지사는 "가축 폭염 피해는 농가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사전 준비와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축산 농가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jis4900@news1.kr